"프리지아도 들던데"…짝퉁도 1000만원 넘는 에르메스 백

입력 2022-01-28 21:00  

“뷰티 유튜버 프리지아(본명 송지아)도 명품 짝퉁을 많이 사용했던데 지금껏 전혀 몰랐네요. 가품 한 번 사볼까요?”
“요즘 매장에서 정품 사기가 하늘의 별 따기잖아요. 진품과 가품을 섞어 들면 티가 안 나지 않을까요?”

최근 온라인 명품 관련 커뮤니티 곳곳에선 이 같은 글이 올라왔다. 넷플릭스 인기 예능 '솔로지옥'에 출연한 송지아가 입고 나와 화제가 됐던 일부 옷과 액세서리가 이른바 명품 '짝퉁'으로 알려지자 가품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커지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이후 명품 소비 바람이 거세지면서 가품 유통이 폭증하는 추세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28일 관세청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4년여간 해외 브랜드 모조품 적발 건수는 1866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품 시가 기준으로 4000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지난해(2021년) 기준 2년 전(2019년)보다 150% 늘었다. 명품 선호현상이 가품 수요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상표법에 따라 가품 판매자는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단순 구매자를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 그렇다 보니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가품 소비를 하는 경우가 많다. 송지아의 경우도 옷, 가방, 목걸이 등 드러난 짝퉁만 수십개에 달한다. 그가 '솔로지옥'에서 입고 나온 분홍색 디올 상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파는 1만6000원짜리로 알려졌다. 물려받았다던 샤넬 티셔츠도 짝퉁으로 드러났다.

명품을 구입할 정도의 경제력이 되는 윤모 씨(35·여)의 경우 명품을 사는 만큼 가품도 많이 구매한다. 그가 가진 가방의 40% 정도는 가품이라고 했다. 윤 씨는 “아무리 줄을 서도 구매 실적이 별로 없으면 아예 보여주지도 않기로 유명한 에르메스 버킨이나 켈리 등의 가방들은 가품으로 구입하곤 한다”며 “블랙, 베이지 등 기본 색상이 아니라서 쉽게 질릴 수 있는 백들도 정품보단 20만~30만원짜리 가품을 사서 한 철 들고 버리곤 한다. 진품도 많이 들고 다녀서 그런지 가품을 들어도 주변에선 진짜 명품이라고 인식하더라”고 말했다.

회사원 최모 씨(37·여)는 4차례 ‘오픈런’(매장 문을 열기 전부터 대기하다가 뛰어가는 것)을 시도해보다가 실패하고 샤넬 ‘코코핸들’ 가품 가방을 샀다. 최 씨는 “여러차례 회사에 연차까지 내며 아침부터 매장 앞에서 줄을 섰지만 코코핸들 가방은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며 “프리미엄(웃돈)을 주고 리셀러에게 사볼까도 고민했지만 이들도 진품을 파는 건지 신뢰가 가지 않았다. 결국 가품을 샀다”고 덧붙였다.
주얼리 시장에선 특히 가품 거래가 많다. 서울 종로나 강남 등 많은 귀금속 소상공인들이 까르띠에, 반클리프 아펠 등 각종 명품 주얼리 짝퉁 상품 제작으로 먹고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품 유통이 활발하다. 송지아의 경우도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가 가품으로 드러나면서 짝퉁 논란이 커졌다.

명품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주얼리 거리 매장들이 얼마나 명품과 흡사하게 가품을 제작하는 지를 홍보해 손님을 끌고, 반대로 소비자들도 명품 제품 디자인과 유사하게 제작해줄 것을 요청하는 행태가 만연하다”며 “신혼부부들 사이에선 명품 매장에서 디자인을 보고 주얼리거리로 가 진품의 30~40% 가격 짝퉁을 사는 게 팁이라고 공공연히 얘기될 정도”라고 전했다.

최근 명품업체들이 큰 폭으로 가격을 인상하면서 가품 가격까지 덩달아 올라가는 추세다. 샤넬이나 루이비통 등 인기 명품 브랜드의 S급 짝퉁 가방은 100만원 넘게 줘야 살 수 있다. S급 짝퉁이란 명품 브랜드 매장 직원조차 육안으로 구분하기 힘들 만큼 정교한 가품을 가리킨다. 심지어 에르메스 버킨백 S급 짝퉁은 1000만원을 웃돈다. 명품 브랜드들이 제품을 생산할 때 각각 시리얼 넘버(일련번호)를 부여해 생산과 판매 전반을 관리해 가품 생산을 막고 있지만, 짝퉁 업자들은 이같은 일련번호와 보증서까지 그대로 베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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