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비싸 호주산 소고기 즐겨 먹었는데…"어쩌나"

입력 2022-01-22 14:23   수정 2022-02-11 00:01


오미크론 변이 확산 여파로 농축산물 주요 수출국인 호주에서 심각한 공급, 물류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 여파가 한국 등 아시아 지역까지 번지고 있다.

20일 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호주의 하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8만4615명에 달했고, 사망자 수는 67명이었다. 일주일 평균 일일 확진자 수는 10만 명이 넘었다.


오미크론 변이 출연 이후 확산세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호주 정부는 확진자와 밀접접촉자의 경우 일터에 출근하지 않고 최장 10일까지 자가 격리를 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산업 현장에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각해진 것.

특히 농축산업 종사자와 물류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트럭 운전사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고기와 과일, 채소 등 주요 농축산물이 일선 슈퍼마켓에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대형 슈퍼마켓 체인의 식료품 진열대가 텅텅 비었을 뿐 아니라 수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호주 내 공급망 차질에서 비롯된 혼돈 양상이 중국과 홍콩 등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호주는 소고기, 유제품 등 농축산물의 주요 수출국이며,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호주 농축산물의 약 70%를 수입한다.

홍콩을 기반으로 한 육류 수입 업체인 '푸드스퀘어 홍콩'은 최근 호주로부터 들여오는 소고기 수입 일정이 2주 정도 지연됐다고 전했다. 푸드스퀘어홍콩의 안젤로 맥도넬 최고경영자(CEO)는 SCMP에 "호주 내 공급망 차질이 복원되지 않으면 수입 일정 지연 현상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력 부족현상이 발생하면서 시드니 항과 멜버른 항에서의 대기 시간이 2∼3일 정도 길어지고 있다. 다이앤 티핑 호주수출협의회 회장은 "호주 내 오미크론 변이 확산은 호주의 컨테이너 물류 시스템에 큰 압박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연간 1조3000억 원 규모로 호주산 소고기를 수입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사료 등 관리 비용 상승과 수급 불균형으로 소고기 값이 올랐는데, 호주산 소고기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0일 기준 호주산 갈비 100g 평균 소매가격은 3513원으로, 평년의 2381원에 비해 47.5%나 급등했다.

호주 내 물류 대란이 장기화된다면 수급 불안정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리란 관측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2년 동안 사실상 입국을 막아왔던 호주의 정책도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콧 모리스 호주 총리는 지난 19일 캔버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워홀러와 배낭여행객, 유학생의 비자 수수료를 일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높은 비자 수수료 때문에 외국인 단기 체류자들이 호주행을 기피하는 현상을 타개해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겠다는 것.

이전까지 호주의 학생비자 신청 수수료는 630호주달러(약 54만 원), 워킹홀리데이 비자 수수료는 495달러(약 42만 원)이었다.

호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2년 동안 외국인은 물론 자국민들의 입국까지 엄격하게 통제해왔다. 하지만 국경봉쇄정책으로 농장과 요식업, 관광 등의 분야에서 극심한 인력난을 겪으면서 5월 총선을 앞두고 여론이 악화되자 외국인 노동력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는 해석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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