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봉하마을, 윤석열은 강정마을서…노무현 기리며 '울먹'

입력 2022-02-06 17:20   수정 2022-02-07 02:1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애착을 드러냈다. 정치권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지닌 친노(친노무현) 지지층과 부산·경남(PK) 표심을 끌어오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후보는 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참배에 앞서 노 전 대통령의 연대기를 들으면서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가 하늘을 보는 등 감정에 복받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묘소로 다가가서는 너럭바위에 두 손을 올리고 몸을 떨면서 소리 없이 흐느꼈다. 묵념을 마친 이 후보의 안경에 눈물 자국이 보였다.

참배를 마친 이 후보는 “이곳을 보면 언제나 그 참혹했던 순간을 잊어버리기 어렵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을 여러분도 기다리시느냐”며 “그러나 그 세상은 우리가 그냥 기다린다고 오지 않는다. 결국 운명은 여러분을 포함해 우리 국민들이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전날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에 노 전 대통령의 육성을 모사해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한 ‘두 번 생각해도 이재명입니다 #노무현의 편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원 게시판과 친여 사이트에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큰 실례” “딥페이크 AI(인공지능) 어쩌고 하더니 노무현 대통령님을 성대모사(?)로 이재명 지지선언? 진짜 정말, 당신들” 같은 비판이 쏟아지자 얼마 뒤 영상을 삭제했다. 민주당은 “해당 영상은 지지자가 제작한 것”이라며 “송영길 대표가 해당 본부에 경고했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는 전날 제주 해군기지가 있는 강정마을을 찾아 “2007년 노 전 대통령께서 주변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뇌에 찬 결단을 하셨다”고 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고 말하며 목이 메어 3초가량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후 기자들에게 “노 전 대통령께서는 순수한 열정과 원칙 있는 국정운영을 해오신 분”이라며 “본인을 지지하는 정치세력이 극구 반대하는 것을 국익이라는 한 가지 원칙에 입각해 결단을 내리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독한 결정이었을까. 잠시 제가 당시 그 입장을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 발언을 놓고 정치권에선 “최근 윤 후보가 이 후보에게 반감을 가진 일부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윤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팬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작년 9월 예능 프로그램인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노 전 대통령 추모곡인 가수 이승철 씨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불렀다. 부인 김건희 씨는 친여 성향 매체와의 통화 녹취록에서 윤 후보에 대해 “노무현 영화를 보고 혼자 2시간 동안 울었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