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코로나 쇄국'에 결국 탈났다…부작용 속출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입력 2022-02-07 08:07   수정 2022-02-07 09:08


일본 정부가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코로나 쇄국 정책'을 2년 넘게 유지한 결과 경제 전반에 걸쳐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독일 지멘스는 일본의 기계 관련 기업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일부 신규 투자안건도 보류했다. 지멘스 일본 법인의 사원 10~15%가 외국 국적인데 일본 정부의 입국규제로 출입국을 못하고 있어서다. 지멘스 일본 법인 관계자는 "일본시장에 대한 성장 전망도 재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독일 보쉬도 사이타마현 자동차 부품 공장의 신제품 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외국 국적의 임직원 31명과 가족 37명이 입국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네비게이션 제조업체인 포레시아 클래리온 엘렉트로닉스도 모회사인 프랑스 포레시아가 파견하려던 임원과 엔지니어의 10%만 일본에 들어왔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1년 1월부터 외국인의 일본 입국을 전면 중지했다. 사업 목적의 방문과 유학생, 기능실습생의 입국까지 장기간 제한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작년 11월초 입국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같은달 말 다시 전면 입국금지로 돌아섰다. 출입국재류관리청에 따르면 2021년 12월 신규 외국인 입국자수는 2783명으로 1년전보다 95% 급감했다. 주요국 가운데 외국인의 신규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나라는 일본 뿐이다.

2021년 1~10월 사업 목적으로 일본에 입국한 외국인의 숫자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90%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첫해였던 2020년보다 감소폭이 더 커졌다. 사업 목적의 입국자수 감소폭이 2020년 80%에서 지난해 60%로 크게 줄어든 미국과 대조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쇄국 상태가 계속되면 인재와 자금의 일본 이탈이 가속화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학생 입국을 중지시킨 부작용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나미야마대학은 교환 유학제도 파트너인 미국 대학으로부터 유학생 교환을 일시중지하자는 통보를 받았다. 일본 학생은 미국 대학으로 갈 수 있는 반면 미국 학생은 일본으로 올 수 없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생의 30%를 유학생에 의지해 온 한 대형 이자카야 체인은 심야영업을 중단했다. 외국인 정보기술(IT) 인재를 일본 기업에 파견하는 휴먼리소시아는 "인도 등 약 200명의 IT 인재가 일본으로 입국하지 못하자 일부 엔지니어들이 일본행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2021년 1~11월 신규 유학생 입국자수는 1만1000명으로 2019년보다 90% 감소했다. 반면 미국국제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9월~2021년 8월 미국을 찾은 신규 유학생수는 14만5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9월~2019년 8월(26만9000명)에 비해 50% 주는데 그쳤다.

사이토 다로 닛세이기초연구소 경제조사부장(수석 연구원)은 "일본이 '코로나 쇄국'을 고수하면 기업의 사업 지속성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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