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코로나 도전과 응전, 특허에 기록되다

입력 2022-02-10 18:18   수정 2022-02-11 14:02

문명은 도전에 대한 성공적인 응전을 통해 성장해 왔다. 아널드 토인비가 저서 《역사의 연구》에서 한 말이다.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든 코로나19 상황에서 다시 돌아보게 되는 구절이다.

인류를 공포에 떨게 한 전염병은 예전에도 있었다. 일례로 50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1918년 스페인 독감을 들 수 있다. 그때도 각국은 격리, 영업 및 이동 제한, 휴교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고, 마스크 쓰기를 장려했다. 스페인 독감은 세 차례 대유행 이후 겨우 종식됐다.

100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대응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는 여전하다. 가장 큰 차이라면 지금은 발전한 기술을 바탕으로 백신과 치료제가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역사는 특허로 고스란히 기록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자 제약사들은 앞다퉈 약물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 열기는 지난해 의약품 특허출원이 전년도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각 분야의 기술을 총동원한 결과 대유행 선언 후 1년도 안돼 최초 코로나19 백신이 탄생했다. 지금은 수십 종의 다양한 백신이 승인돼 접종되고 있으며 먹는 치료제도 개발됐다. 보통 신약을 개발하는 데 10년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실로 놀라운 일이다.

돌아보면, 역사상 하나의 바이러스에 대한 약물을 개발하기 위해 이처럼 다양한 방법을 동시다발적으로 시도한 적이 없었다. 이런 경쟁을 뚫고 나온 약물들은 인류가 코로나19에 얼마나 치열하게 대응했는지 보여주는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생생한 기술 개발의 기록이 담긴 특허가 작년부터 공개되기 시작했다. 모더나, 화이자, 노바백스 백신 특허뿐만 아니라 먹는 치료제 특허도 이미 공개됐다.

이 특허들에는 각 약물에 대한 정보와 더불어 그 분야의 최첨단 기술과 약물 개발 전략이 집약돼 있다. 지금까지 이 분야에서 인류가 축적해온 기술을 총정리해보고 싶다면 지금 공개돼 있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특허를 보라고 할 정도로 이들 특허는 그 분야의 기술 트렌드를 포괄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귀중한 자료다.

특허청은 이 자료들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최신 기술을 반영한 백신과 치료제 특허 분석 보고서를 연속 발간해 국내 약물 개발에 힘을 보태고 있다. 또한 기업 맞춤형으로 지식재산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방향을 제시하는 지식재산-연구개발(IP-R&D)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기술의 보고(寶庫)인 특허 정보를 바탕으로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기회다.

수십 년이 지나 이 시기를 되돌아볼 때 코로나19 대유행은 전염병 자체가 아니라, 위기에 맞서 기술 도약을 이뤄내고 다음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발판을 닦은, 우리의 성공적인 응전으로 기록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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