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中·北의 '코로나 미스터리'

입력 2022-02-13 17:18   수정 2022-02-14 00:16

5만6431명 대 99명 대 0명. 어제 한국과 중국, 북한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숫자다. 누적 확진자는 각각 135만630명, 10만6863명, 0명이다. 인구 대비로 봐도 중국과 북한 통계는 수긍하기 어렵다. 중국 옆 몽골은 신규 1만867명에 누적 87만5440명, 네팔은 666명과 97만2141명에 이른다. 중국과 인구가 비슷한 인도 누적환자가 4258만 명인 것과도 극명하게 대비된다.

왜 이럴까. 전문가들은 중국의 극단적인 ‘칭링(淸零·제로 코로나)’ 정책을 먼저 꼽는다. 14억 인구 중 한 명의 감염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펑청(封城)’이라는 지역 폐쇄를 강행했다. 대대적인 핵산(PCR)검사 명령도 내렸다. 인구 900만 명의 난징과 500만 명의 샤먼 시민들은 전원 4차례나 핵산검사를 받아야 했다.

부족한 의료체계도 문제다. 그나마 있는 의료자원이 대도시에 편중돼 소도시나 농촌 지역의 의료 대란을 감당하기 어렵다. 또 다른 이유는 정치적 요인으로, 중국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 동계올림픽과 20차 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게 급하기 때문이다.

동계올림픽 기간에도 당국은 중국계 외신기자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의 방역조치가 세계 최고”라고 자랑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인구 이동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면 중국처럼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는 지역에서 1년 내 사망자가 약 200만 명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중국 과학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그런데도 중국은 자국 백신과 치료법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바이러스 기원을 찾으려는 노력은 뒷전이고 외국 탓만 한다. 또 방역에 실패한 지방공무원을 강하게 비난한다. 이는 각 지역에서 감염 사실을 감추는 요인이기도 하다.

북한은 지금까지 코로나 백신을 거부하며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국제 백신 공급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는 지난해 북한이 811만 회분의 백신을 거절하자 올해 배정량을 129만 회분으로 줄였다.

이 모든 게 강력한 국가권력으로 국민 생활을 간섭하고 통제하는 전체주의 방식이다. 전염병마저 감시와 통제로 다스릴 수 있다고 믿는 건 독재국가밖에 없다. 그것도 아니라면 국가 차원의 거대한 통계 조작 외에 어떤 설명이 가능할까.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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