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공약 단순 전달 아쉬워…차이점 비교, 심층 분석해달라"

입력 2022-02-13 17:28   수정 2022-02-14 00:13


한국경제신문 독자위원회 두 번째 회의가 지난 11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렸다. 독자위원들은 지난 두 달여 동안 한경이 보도한 대통령 선거 관련 기사와 ‘CES 2022’ 등 기획기사 등에 대해 토론했다. 박병원 위원장(안민정책포럼 이사장)을 비롯해 강진아(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권영탁(핀크 대표)·박종민(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손성규(연세대 경영대학 교수)·신관호(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오세천(LG전자 전무)·임형주(법무법인 율촌 변호사)·임성은(숙명여대 영문학과 학생) 위원이 참석했다.
‘후보 발언 나열식’ 아닌 ‘공약 종합정리’를
위원들은 한경의 대선 관련 보도 및 대통령 후보 간 정책비교 기사 등에 대해 따끔한 지적을 아끼지 않았다. 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 등 주요 대선 후보의 공약을 독자가 알기 쉽게 비교·분석하는 데 아쉬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박병원 위원장은 “대선 레이스가 종반에 접어든 만큼 대선 후보들이 이 지역, 저 지역에서 하는 발언을 단편적으로 보도하기보다는 그동안의 공약을 종합 정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현재까지 각 후보가 내세운 정책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관호 위원은 지난해 12월부터 한경이 민간 싱크탱크 FROM100과 공동 기획해 보도한 ‘FROM100 대선공약 검증’ 시리즈 기사에 대해 “경제 관련 공약을 경제 전문가들이 구체적으로 하나씩 검증해보는 것은 무척 좋은 시도”라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나열한 느낌을 받아 해당 정책에 대한 평가를 보다 입체적으로 전달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했다. 손성규 위원도 “산업·부동산·노동 등 열 가지 주제를 나눠 공약을 검증해 보도한 것은 흥미로웠다”고 평가하면서 “다만 일부 비경제 분야 공약도 다뤘는데 경제 분야에 초점을 맞춰 더욱 심층적인 분석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개별 후보에 대한 보다 생생하고 깊은 정책 보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영탁 위원은 “최근 대선 후보 3명을 직접 만나 정책에 대한 견해를 듣는 기회를 가지면서 후보들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바뀌었다”며 “아쉽게도 일반 국민은 이렇게 정책에 대한 세세한 견해를 듣지 못하는 만큼, 한경에 보다 깊이 있게 정책을 다루는 세션이 꼭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신 위원은 지지율에 대한 단순 보도를 넘어 여론조사 자체에 대한 심층 분석 기사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ARS 조사·면접 조사 등 방식과 비중에 따라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심해지고 있어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과 개선 방안 등을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 보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미래 신기술’ 기사 진로 선택 도움
위원들은 지난 1월 열린 ‘CES 2022’ 관련 보도와 ‘글로벌 퓨처테크 현장을 가다’ 연속 기획보도와 관련해서는 “세계 각국의 신기술 개발 현장을 생생히 그려냈다”고 입을 모아 호평했다. 한경은 서울대와 함께 미국 스탠퍼드대, 싱가포르대 등 세계적인 대학 연구소를 방문해 지난달 1일부터 11일까지 인공지능(AI) 반도체, 메타버스, 소프트로봇 등 미래 신기술 9개의 연구·개발 현황을 보도한 바 있다. 임성은 위원은 “다가올 미래에 대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기사를 보면서 알게 됐다”며 “향후 진로 선택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적인 정보들이 쏟아지는 만큼 이에 대해 더욱 독자들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박종민 위원은 “1월 5일자 기사는 무척 흥미로웠지만, 기술 문외한의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터널을 뚫고 운영한다는 것인지 언뜻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며 “기사 속에 등장하는 각종 단어에 대한 해설 역시 일일이 찾아보는 번거로움이 있었던 만큼 좀 더 다양한 독자를 신경써주길 바란다”고 했다.

임형주 위원은 “기술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정리가 잘 됐지만, 이를 해설하는 전문가들이 학계에만 치중돼 있다는 점은 아쉬웠다”며 “기술 발전에 따라 조세·법률 관련 이슈도 있을 텐데, 독자에게 친절하게 해설해줄 수 있는 전문가 스펙트럼을 넓혀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중대재해법 시리즈’는 반가운 기사
위원들은 개별 보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평가도 내놨다. 2월 8일자 <“한전부채 5년간 34조 넘게 늘어…그중 10조는 탈원전으로 발생”> 보도에 대해 박 위원장은 “탈원전이 부채의 원인이라고 읽힐 수 있는 기사지만, 발전 단가가 비싼 발전 수단을 쓰면서도 전기요금을 동결한 정부 정책이 문제의 핵심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며 “단순히 부채가 늘었다는 것 외에도 한전 주가는 얼마나 떨어졌고, 국민연금에 끼친 피해는 얼마인지 등 종합적인 여파를 보다 자세히 보도해달라”고 주문했다. 강진아 위원은 2월 11일자 <오미크론 불감증…산업계 셧다운 비상> 보도에 대해 “제목이 지나치게 공포를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미크론 변이의 실질적 위험 등을 고려하고 단순히 확진자 수가 늘었다는 보도에 독자가 휘말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업들이 겪는 고충을 다룬 기사들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오세천 위원은 한경이 지난달 3일부터 시리즈로 보도한 <중대재해법 이것 모르면 낭패> 기사에 대해 “지게차 하나만 잘못 운전해도 인명 사고가 날 수 있는 기업 현장에서는 무척 반가운 기사였다”며 “한경만이 할 수 있는 이러한 기사들을 적극 발굴해달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2월 7일자 <엉터리 관세 행정…기업들 6년간 2조 세금 더 냈다> 보도에 대해 “관세청이 수입 업체에 부가가치세를 과도하게 걷고도 환급하지 않는 행태를 제대로 꼬집어 냈고, 후속으로 관세청이 관련 법령을 개선하겠다는 발표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했다.
온라인 독자 위해 메타버스도 활용해야
위원들은 온라인 독자를 고려한 편집 및 콘텐츠 보강이 필요하다는 데는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글로벌 퓨처테크’ 기획 보도처럼 섹션·해설 기사들이 많아지면 온라인에서는 기사를 하나씩 읽어야 해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권 위원은 “대개 한 가지 키워드로 기사를 검색하는데 관련 보도를 일목요연하게 찾기 무척 어려워 일일이 검색해야 했다”며 “태그를 적극 활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온라인 독자들에게 편리하게 기사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위원은 전문가 칼럼에 ‘온라인 기사’만의 장점을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와 뉴욕타임스의 전문가 온라인 칼럼에는 하이퍼링크가 걸려 있어 전문가가 주장하는 근거들을 독자가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국내 신문들에는 이런 게 왜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언론사들이 메타버스 활용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 위원은 “미래 독자가 될 10~20대에게 전통적인 신문 방식으로 뉴스를 전달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며 “메타버스 속에서 젊은 독자들과 소통하고 새로운 이슈를 발굴하려면, 메타버스에서 활동하는 ‘가상 기자’를 채용하는 것도 좋은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한경 1기 독자위원

●위원장
박병원 안민정책포럼 이사장

●위원
손성규 연세대 교수
신관호 고려대 교수
강진아 서울대 교수
박종민 경희대 교수
오세천 LG전자 전무
권영탁 핀크 대표
임형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박태훈 왓챠 대표
임성은 숙명여대 학생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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