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도, 환경도 해치는 미세 플라스틱…과학적 해법 찾아야 할 때

입력 2022-02-16 15:11   수정 2022-02-16 15:18

지난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는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했다. UNCTAD 창설 이래 처음 있는 사례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많은 성장을 이뤄냈지만, 환경 분야에서만큼은 빠르게 후퇴했다. 최근 세계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이 많은 나라다.

플라스틱 중에서도 특히 미세플라스틱은 인체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바다 등으로 흘러 들어온 플라스틱 쓰레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작은 입자로 쪼개져 결국 5㎜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우리나라는 미세플라스틱 오염도가 특히 심한 편이다. 2018년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인천, 낙동강 하구의 미세플라스틱 오염도는 세계 주요 연안 중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국내 해안 중에서는 남해, 서해, 동해 순으로 오염도가 심각했다. 전북 부안, 거제, 통영, 해남, 고흥, 여수 순서로 해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많이 발견됐다.

해안뿐이 아니다. 2017년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수돗물에서도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더 이상 미세플라스틱 오염에서 자유로운 곳이 없는 셈이다.

학계와 여러 연구 기관이 미세플라스틱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크기가 작아 우리 몸에 흡수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이 처음으로 등장한 건 고작 150년 전이기 때문에, 우리 몸은 미세플라스틱에 적응하지 못했다. 미세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소화 효소도, 체내 활용과 제거를 위한 생체 시스템도 갖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이 체내에 흡수되면 그대로 여러 장기에 쌓이게 된다. 최근 발표된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몸에 켜켜이 쌓인 미세플라스틱은 대사 및 신경계 기능장애를 일으키고 생식 능력에 악영향을 끼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희귀난치질환연구센터는 동물실험을 통해 50나노미터(㎚) 크기의 초미세 플라스틱이 뇌 발달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초미세 플라스틱을 다량 섭취한 새끼 쥐에서 뇌의 구조적 이상이 발견됐다. 심한 경우 인지능력도 떨어졌다. 임신 중인 쥐가 초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된 경우 모유 수유를 통해 새끼 쥐에게 플라스틱 조각이 전달되는 것도 확인됐다.

크기가 마이크로미터(㎛) 미만인 초미세 플라스틱은 세포 내로 흡수될 수 있어 미세플라스틱보다 우리 몸에 더 큰 악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 검출하는 방법이 제한적이고 명확한 오염 해결 방안도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선진국은 미래를 향한 경로를 개척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 역시 선진국에 진입한 만큼 국제사회로부터 ‘경로 개척’을 위한 가치 재고와 고민을 요구받게 됐다.

환경 보존의 가치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시간이 지날수록 플라스틱 생산량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한 해 동안 생산되는 플라스틱 양은 약 3억6700만t에 이른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의 정확한 인식과 문제 해결을 위한 고민은 그 가치를 실현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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