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 만큼 중요해"…'채식 열풍'으로 뜨거워진 화장품 시장

입력 2022-02-16 22:00   수정 2022-02-16 23:42

"이 화장품 성분이 뭔가요? 동물실험을 했나요?"

30대 여성 직장인 박모 씨는 화장품을 살 때마다 관련 커뮤니티에 이같은 질문을 올린다. 환경 보호와 동물 복지에 관심이 많아서다.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비건(채식) 화장품을 사용한 지 3년가량 됐다.

개인 신념이나 가치를 중시하는 '미닝아웃'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식품업계뿐 아니라 화장품 시장에서도 비건 제품 선호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화장품은 직접 피부에 닿는 만큼 식품만큼 성분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기업들은 최근 비건을 겨냥한 제품과 브랜드를 속속 출시하는 추세다.

비건 화장품이란 제조·가공 단계에서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으며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을 말한다. 잠재력이 크다. 전 세계 비건 화장품업계 규모는 연평균 6.3% 성장하고 있다. 2020년 17조8000억원 규모에서 2025년에는 약 24조3335억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이 활발해 글로벌 시장 유행에 민감한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비건 열풍이 일자 주요 화장품 회사들이 이를 타깃팅한 상품 수를 크게 늘리는 전략으로 고객층을 확보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국내 최대 화장품 편집숍 중 하나인 CJ올리브영은 최근 새로운 전략 키워드로 '비건뷰티'를 선정하고 브랜드 집중 육성에 나섰다. 비건뷰티 브랜드는 한국 비건인증원과 영국 비건협회, 프랑스 비건협회 등 국내외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제품을 한데 모았다. 어뮤즈, 클리오 비건웨어, 디어달리아, 스킨푸드, 언리시아, 잉글롯 등이 포함됐다. 제품도 쿠션과 파운데이션 등 베이스에서부터 립, 아이 메이크업 제품까지 다양하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도 자체 비건 브랜드를 선보였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빌리프 X VDL 비건 메이크업' 라인을 출시하며 비건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를 넣지 않는 게 특징이다. 피부 자극 테스트와 한국 비건 인증원의 비건 인증도 완료했다. 프라이머나 스틱 파운데이션, 립 앤 아이 메이크업, 클렌징 제품 등을 내놓고 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도 비건 화장품 브랜드 '이너프프로젝트(Enough Project)'를 내놨다. 대표 제품은 이너프프로젝트 수분 크림이나 24H 유스 앰플 등이 있다. 한국 비건 인증원에서 비건 제품 인증을 받았으며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PCR(Post-Consumer Recycled) PET 소재로 용기를 만든다.

전문가들은 친환경·윤리 소비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비건과 클린뷰티도 지속적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화장품 성분을 온라인으로 공유하며 직접 비건 제품 리스트를 홍보하는 경향이 있다"며 "SNS 이용이 활발한 MZ세대 중심으로 비건 소비를 드러내는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당분간 화장품 시장에서도 비건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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