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좋아하던 육식남도 '비건 OK'…대체육 푸드 전성시대

입력 2022-02-17 16:45   수정 2022-02-18 02:12

채식하기가 쉬워졌다. 비건 메뉴를 프랜차이즈 카페와 편의점은 물론 패스트푸드 매장에서도 만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대형마트 정육 코너에서는 소고기, 돼지고기와 함께 대체육을 팔기도 한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비건 전문 식당을 찾기 어려웠던 과거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2030세대 사이에선 채식주의를 선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육식을 줄이고 하루 한 끼 또는 주말에만 채식을 하는 ‘플렉시테리언’도 많아졌다.
MZ세대 68% “대체육 긍정적”
채식주의자를 특별한 존재 또는 독특한 사람으로 바라보던 과거와 달리 채식에 대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인식은 긍정적이다. 신세계푸드가 지난달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2030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7.6%가 대체육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했다. 42.6%는 ‘대체육을 먹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경험이 없는 이들 중 78.2%는 ‘앞으로 대체육을 경험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비건 식품은 이미 일상 속으로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국내 1위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는 대체육이 들어간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를 지난해 7월 처음 선보였다. 스타벅스의 대체육 샌드위치는 지난달 기준 누적 판매량 30만 개를 기록했다. 대체육의 문턱을 낮추고, 채식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투썸플레이스도 지난해 처음으로 대체육을 넣은 파니니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소비자의 반응이 좋자 대체육 메뉴를 늘리고 판매처도 전국 매장으로 확대했다.
편의점·패스트푸드 업체도 공세
집 근처 편의점에서도 쉽게 비건 식품을 만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말 채식 전문 브랜드 ‘그레인그레잇’을 선보였다. 파스타와 삼각김밥, 만두 등 편의점에서 많이 찾는 간편식을 비건 식품으로 재탄생시켰다. CU도 지난해부터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기반으로 만든 대체육을 넣은 도시락과 김밥 등을 팔고 있다. CU에서 판매하는 비건 삼각김밥은 자체 앱의 삼각김밥 카테고리 예약구매 판매 순위에서 상위권을 휩쓸기도 했다.

‘정크 푸드’로 불리는 패스트푸드업체들도 비건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버거가 대표적이다. 대체육을 사용해 만든 노브랜드버거의 치킨 너겟은 지난해 품절 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 이후 인기가 높아진 밀키트 시장에도 대체육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밀키트 시장 1위 업체 프레시지는 호주의 식물성 대체육 전문기업 v2food와 손잡고 대체육으로 만든 라구 파스타와 함박스테이크, 찹스테이크 등을 선보였다.
“식품·위식업계 가장 큰 이슈는 비건”
채식의 저변이 확대되자 채식에 새롭게 도전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 마곡동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차모씨(30)는 올초부터 채식을 시작했다. 특별한 신념 때문에 채식의 길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 차씨는 “건강은 물론 환경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채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채식 입문자인 그는 아직까진 간헐적 채식을 하는 플렉시테리언이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만 채식을 한다. 그는 “무조건 육식을 끊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없어 크게 힘들지 않다”고 했다.

차씨 같은 신규 채식 인구를 사로잡기 위해 대형마트도 나섰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부터 수도권 20개 점포 축산 매장에서 ‘언리미트’의 대체육 판매를 시작했다. 언리미트 대체육은 100% 식물성 단백질로 만들어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이 없는 게 특징이다. 홈플러스도 전국 주요 매장에 대체육과 식물성 식빵 등 비건 식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비건 존’을 운영하고 있다.

채식에 도전하는 MZ세대 직장인을 위해 채식 식단을 제공하는 단체급식업체도 늘고 있다. 아워홈은 비건스테이크 등 친환경 채식 메뉴를 개발해 도입했다. 풀무원은 3년 전부터 주요 사업장에서 채식 메뉴를 매주 하루 이상 운영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식품·외식업계에 가장 큰 이슈는 비건”이라며 “채식에 도전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앞으로 비건 식품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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