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면 더 좋은 수유동 임대주택과 맛집 [이송렬의 맛동산]

입력 2022-02-19 07:26   수정 2022-02-21 10:58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인류 역사를 통틀어 생존의 기본이 되는,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들어본. 맞습니다. 의(衣)·식(食)·주(住)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생 숙원인 '내 집 마련'. 주변에 지하철은 있는지, 학교는 있는지, 백화점은 있는지 찾으면서 맛집은 뒷전이기도 합니다. '맛동산'을 통해 '식'과 '주'를 동시에 해결해보려 합니다.

맛집 기준은 기자 본인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맛집을 찾는 기준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했습니다. 맛집으로부터 어떠한 금액도 받지 않은 '내돈내먹'(자신의 돈으로 직접 사 먹는 것)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우물. 요즘은 보기도 드뭅니다. 갑자기 우물 얘기를 하니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마을을 같이하고 우물을 같이하는 무리'라는 말이 나온다고 합니다. 우물이 공동체의 상징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문화를 선도하는 MZ세대들은 '공동체' 보다는 '개인'의 삶이 중요합니다. 때문에 이기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동시에 주거문화에서는 '공유'라는 개념이 익숙합니다. MZ세대들을 위한 주택에도 공유개념이 많이 적용됩니다. 최근 들어서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들어서는 임대주택 역시 공유문화가 적용됐습니다.

SK디앤디는 수유동 230의 4번지에 지하 6층~지상 23층, 818가구 규모, 전용 16~66㎡ 면적대의 임대 주택인 '에피소드 수유'를 공급합니다. 일반형·공유형·코너형 등 다양한 유형의 방이 마련됩니다.


에피소드의 가장 큰 장점은 공급자 중심의 공간 디자인에서 벗어나 사용자 관점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에피소드 수유는 도시 생활에서 ‘따로 또 같이’ 사는 방법으로 ‘수직 마을’이란 콘셉트를 내놨습니다.

이웃들과 만나 교류하고 예술 공연 등 다양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에피 라운지’를 비롯해 커피와 디저트, 간단한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는 카페 ‘에피 네이버후드’, 운동에 진심인 사람들을 위한 ‘트레이닝 룸’, 아이디어가 번뜩 떠오를 수 있는 ‘워킹 라운지’ 등이 있습니다. 루프탑에 오르면 멀리 보이는 북한산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덤입니다.

에피소드 수유에만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모두의 거실’입니다. 19층부터 23층에는 층마다 다른 테마를 가진 공유 거실 가구들이 있습니다. 층 전체를 하나의 집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하나의 집에 여러 개의 방이 있고 복도 자체를 거실로 공유해서 쓰는 것입니다. 방마다 조리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있지만, 해당 층엔 공유 주방이 있어 개인 공간에서 충족하지 못한 것들을 모두와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에피소드 수유는 개방형 화장실이 있는 플랫 B형, 부엌이 가운데 있고 양쪽에 독립된 공간이 있는 셰어드 타입, 1.5실 구조의 알파 A형, 2인 이상 거주자들도 넉넉히 살 수 있는 알파 B형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에피소드에 거주하는 수요자들의 만족도는 높습니다. 2020년 9월 에피소드에 입주했다는 송재환씨는 "라운지 등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충족됐다는 인상을 받았다. 구색만 맞춘 게 아니라 진짜 사람들의 생활을 들여다보고 공간을 구성한 느낌이었다"고 했고, 에피소드 서초 393만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 디자이너 카지 마이코씨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고 친구도 사귈 수 있어서 즐겁다"고 얘기했습니다.

에피소드 수유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북한산 뷰'였습니다. 각종 커뮤니티 시설이나 서비스 등은 다른 에피소드에서도 누릴 수 있지만 자연과 함께한다는 건 이 지역이 아니면 경험하지 못해서입니다.

최근엔 중장년층이 수십년 독점했던 '등산'에 MZ세대가 뛰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MZ세대는 자신을 '등린이(등산+어린이, 등산 초보를 뜻함)’라고 칭하며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산 정상 비석 옆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 등 '인증샷'을 남깁니다.

산에 올라 정상을 오르는 것도 무척이나 중요하지만 하산한 이후에 꼭 해야 할 일도 있습니다. 바로 허기진 배를 채우는 일입니다. '산을 오르는 것은 내려와서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서다'라는 명언(?)도 있으니 말입니다.


북한산 자락에는 여러 맛집이 있지만 이번에 소개할 곳은 육개장 맛집 ‘샘터마루’입니다. 북한산 둘레길 2구간 순례길 4·19탑 인근에는 육개장집이 있습니다. 주택가 사이로 조그만 간판을 하나 달고 영업하는 이곳은 주말이면 늘 등산객으로 붐빕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육개장부터 해장국, 어묵 백반, 황태 북엇국, 비빔밥 등 다양한 메뉴가 있는데, 이 집의 주력 메뉴인 육개장을 시켰습니다. 육개장을 시키면 먼저 반찬이 나옵니다. 이 집의 반찬은 총 세 가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에 양념장을 얹은 것과 깍두기, 백김치뿐입니다. 겨울이었지만 일부러 북한산의 맑은 공기를 느끼기 위해 야외 좌석에 앉았는데, 따뜻한 두부를 먹으니 절로 몸이 데워지는 느낌입니다.

이 가게의 장점은 주문 이후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정말 짧다는 것입니다. 주문을 넣은 지 약 5분 만에 뜨끈한 육개장이 한 그릇 나왔습니다.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큼직하게 썰려있는 고기, 넉넉한 파, 고사리 등이 전부입니다.

뜨거운 밥 한 숟가락에 고기와 파를 얹어 국물에 살짝 담가 입으로 바로 가져가 봅니다. 한국인의 소울 푸드로 일컫는 국밥까지는 아니지만 국밥의 느낌이 물씬 납니다. 깍두기와 먹어도 맛있지만, 이 집 육개장은 물김치랑 먹으면 맛이 배가 됩니다. 뜨거운 육개장과 시원한 물김치가 만나 등산의 피로를 싹 날려줍니다.

가격도 착합니다. 육개장을 비롯한 모든 메뉴가 6000원입니다. 10년 전엔 모든 메뉴가 5000원이었는데 10년 동안 고작 1000원을 올렸습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입니다. 에피소드 수유의 임대료는 얼마일까요. 보증금 500만~1000만원에 적게는 월 50만원, 많게는 150만원 수준입니다. 장기로 방을 계약하게 되면 월세는 조금 더 내려간다고 합니다. 임대료 수준은 주변 시세보다 20~30% 비싼 수준입니다. 이는 더 나은 환경에서 주거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에 책정됐다는 게 SK디앤디 측의 설명입니다.

누구나 좋은 곳, 좋은 서비스를 누리면서 살고 싶지만, 특히 집의 경우엔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삶의 질이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에피소드의 담긴 ‘서로 다른 사람이 모여 완성하는 삶의 이야기’ 뜻은 경제력이 부족한 누군가에게는 꿈으로 밖엔 남을 수 없다는 점에서 씁쓸했습니다.

에피소드가 언젠가 단순하게 의식주를 해결하는 거주 공간을 넘어 저마다의 문화와 배경을 갖고 살아가는 수요자들의 생활방식을 존중하고 취향에 맞게 개성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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