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AI 노하우’ 집약…비전 AI 글로벌 정상 노린다

입력 2022-03-03 06:00  


‘비전 인공지능(AI)’은 디지털 전환이 이끄는 새 세상의 눈이다. 스마트 공장 시스템에도, 자율주행차나 드론 등 모빌리티 산업에도, ‘AI 의사’에게도 필수적이다. 이미지를 잡아내 분석하고 학습하는 능력은 시각이란 원초적 감각을 AI에게 입히는 것과 다름없다. 국내서 이 분야에 가장 정통한 연구집단인 서울대가 민간 기업과 스타트업 설립에 나섰을 때 AI 업계가 주목한 이유다.

토종 스타트업 ‘스누아이랩’ 위상은 독특하다. 2019년에 생긴 스타트업이지만 구성원들은 ‘어벤저스’에 가깝다. 과거 삼성종합기술원과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 핵심 연구원들을 주축으로,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와 학내 교수들이 직접 투자해 설립한 조인트벤처(JV) 스타트업이다. 유명호 스누아이랩 대표는 “중국 ‘센스타임’을 능가하는 세계적 비전 AI 기업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기업명은 서울대의 영문 약자 ‘SNU(스누)’와 ‘AI랩(아이랩)’을 합쳐 만들었다. 창립 당시부터 민간기업과 서울대 교수 6인, 현직 박사 30명까지 함께해 화제를 모았다. JV 초대 대표에는 투자에 참여한 AI 영상 분석 전문기업 인텔리빅스 책임자 유 대표가 올랐다. 현재도 스누아이랩에는 곽노준·이경무·조성준 교수 등 서울대를 대표하는 AI 연구자들이 자문역으로 참여하고 있다. 유 대표 본인도 한화테크윈 임원 출신으로 영상 보안 경력 30년의 개발자이며, 주요 연구진 역시 같은 회사에서 일한 이들이다.

통합 영상 관제 솔루션 ‘오토케어 MX’와 AI 영상 보안 솔루션 ‘오토케어 VX’가 주력 제품이다. 목표는 ‘산업 현장 AI 학습의 완전한 자동화’다. 작업자의 반복적인 일을 비전 AI 기반 검출기로 대체하고, 딥러닝이 작업 흐름을 파악해 학습 시스템까지 구현해 내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저해상도 이미지를 고해상도로 개선하는 ‘초해상화(SR)’, 영상 품질을 개선하는 ‘디블러링’ 등 고난도 기술도 솔루션에 녹였다. 산업안전·국방·의료·스마트팜 분야 등 적용 분야가 폭넓다. 포스코ICT, 한국서부발전, 쌍용정보통신 등이 주요 고객사다.

스누아이랩은 ‘캠퍼스 기업’을 표방한다. 산·학 공동 연구개발 형태를 단단히 하고, 미국의 메사추세츠공과대(MIT)와 같은 대학의 투자 기업들을 뛰어넘겠다는 포부를 가졌다. 타깃 기업인 중국의 센스타임은 지난해 말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 우리 돈 약 5조원을 넘어서며 비전 AI 분야 가능성을 보였다. 유 대표는 “AI 분야는 우수 대학과 융합연구 개발을 통해 일으킬 수 있는 시너지가 크다”며 “올해 딥러닝 기반 자동화 플랫폼을 고도화해 산업 분야 실증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시은 IT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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