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황산 기술로 웨이퍼 이물질 100% 제거"

입력 2022-03-08 17:07   수정 2022-03-09 00:22

반도체는 거울처럼 매끈한 실리콘 웨이퍼(얇은 원판) 위에 필요한 화학물질을 쌓고 열처리해 굳힌 뒤 다시 깎아내는 공정을 수십 번 반복해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미세먼지나 화학물질 잔여물이 웨이퍼 표면에 남으면 제조 중인 반도체를 전량 폐기하는 등 문제가 생긴다. 전체 반도체 제조공정 가운데 세정 작업이 30%나 차지하는 이유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장비 전문기업 제우스의 이종우 대표(사진)는 “반도체를 만드는 노광, 증착, 식각 등 모든 공정 전후에는 세정 작업이 필수”라며 “제우스는 최근 고온 황산 세정 장비 개발에 성공하며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중국 반도체 굴기에 매출↑
제우스는 반도체 세정 장비가 주력이다. 염산 황산 불산 초순수 등 공정에 따라 필요한 다양한 형태의 세정액을 사용해 19㎚급 웨이퍼를 시간당 650장 세척할 수 있는 세정 장비 등을 주로 생산한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싱글타입(웨이퍼를 낱개로 세정하는 제품) 기준 40%로 1위다. 고객사는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다. 중국 반도체기업 SMIC와 CXMT, 대만 UMC 등도 제우스 제품을 사용한다.

매출 비중은 한국과 중국이 각각 6 대 4 비율이다. 작년엔 매출 4001억원에 영업이익 2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31% 증가했다. 작년 매출 증가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호재가 됐다. 이 대표는 “중국 반도체기업 매출 비중이 당분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제우스가 올해 매출 4890억원에 영업이익 426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제우스는 유독한 증기의 누출을 막으면서도 황산을 섭씨 160도 이상으로 가열해 웨이퍼 표면에 남은 감광액(포토레지스트)을 완전히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황산과 과산화수소를 섞어 화학적으로 처리하던 방식을 대체한다. 약품 사용량을 6분의 1로 줄였다. 세정 시간도 대폭 단축했다. 이 대표는 “매년 연구개발(R&D) 비용을 매출의 7% 가까이 투자하며 연구에 힘쓴 결과”라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로봇 등 신사업 적극 발굴
제우스는 1970년 3월 이 대표의 부친 이동악 회장이 설립한 제우스콤상사가 전신이다. 반도체 생산설비와 부품을 수입하다 2000년부터 제조업에 진출했다. 이 대표는 유학을 마치고 2004년 제우스에 입사해 2012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제우스는 2009년 일본의 반도체 세정장비 회사 제이이티(JET)를 인수했다. 당시 제이이티 매출은 14억엔에 불과했다.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 현재는 매출이 191억엔에 달한다. 한국의 코넥스(KONEX·중소벤처기업 전용 주식시장)와 비슷한 일본의 도쿄프로마켓(TPM)에 2018년 상장도 시켰다. 이 대표는 “올해 안에 제이이티를 세계 3대 거래소 중 하나인 도쿄증권거래소(TSE)로 이전 상장하고 인재 채용 및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산업은 일정한 주기로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어지는 활황기와 침체기를 반복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이 대표는 취임 후 꾸준히 사업 다각화를 진행했다. 현재 제우스는 반도체 장비가 전체 매출의 60%가량에 이르고 디스플레이 장비 매출이 20%, 산업용 로봇 및 태양전지 매출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제우스는 로봇을 미래 신사업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6개의 관절을 움직일 수 있는 6축 다관절 소형 산업용 로봇 등을 최근 개발했다. 이 대표는 “제우스가 개발한 로봇은 17㎏으로 동급 대비 최경량이며 반복 작업 정밀도는 오차 범위가 0.02㎜에 불과하다”며 “다양한 신사업 진출을 통해 5년 내 1조원 매출을 올린다는 각오”라고 강조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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