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팔고 전기차 살까"…고유가에 친환경차 수요 급증

입력 2022-03-14 10:14   수정 2022-04-13 00:0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휘발윳값이 치솟으면서 미국에서 연비 좋은 차량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2008년 7월 이후 최고가를 찍은 데 이어 전날에는 갤런당 4.33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기 때문에 휘발윳값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 딜러사와 애널리스트들은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거주하는 교사 브렛 비욘스태드 씨(62)는 "휘발유 가격이 올라 1년 전에 산 기아 소형 세단 리오를 전기차로 교체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여년 간 자동차 업계는 연비가 좋은 소형차와 세단 판매 비중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에 집중했다. 예컨대 연비가 뛰어난 포드 피에스타, 혼다 피트, 도요타 야리스 등의 미국 내 생산이 중단됐다. 데이터 분석회사인 워즈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의 78%가 SUV와 픽업트럭이었다.


전기차 판매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차량 공급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고 WSJ는 전했다. 테슬라와 포드 등이 판매하는 전기차는 주문 후 출고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가격이 치솟고 있다.

마이크 스탠튼 미국 자동차딜러협회 회장은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딜러 모임에서 "우리는 모두 전기차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다만 당장 우리가 팔 물량이 부족하다"고 했다.

재고가 가장 많이 부족한 차종으로는 소형차, 세단, 일부 하이브리드카가 꼽힌다. 공급망 위기로 인해 대부분 완성차업체가 픽업트럭과 SUV 생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워즈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미국 자동차 대리점에 운송 중이거나 재고로 기록된 차량은 100만대 정도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약 270만대였다.

자동차 업계가 고유가 시대를 경험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던 2008년에는 소형차 수요가 급증해 일부 중고차 가격이 새 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치솟았다.

일각에서는 최근 10여년 새 SUV와 픽업트럭의 연비도 크게 개선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더 가벼운 소재를 사용하고 엔진과 차체의 크기를 줄이는 추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환경보호국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크로스오버 SUV의 평균 연비는 28.4mpg(L당 12.0㎞)로 10년 전(23mpg)보다 크게 개선됐다. 자동차 시장 정보업체 에드먼즈의 제시카 칼드웰 애널리스트는 "조금 더 큰 차를 구매하더라도 예전보다는 연비가 더 좋다"고 설명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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