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對러 수출 '반토막'…현지 공장마저 셧다운

입력 2022-03-14 17:15   수정 2022-03-15 00:54

지난 2월 현대자동차의 러시아 수출 물량이 전월과 비교해 반 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영향이 본격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달부터는 현대차의 러시아 공장마저 문을 닫아 현지 판매 실적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14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 수출은 2714대로, 1월(4611대) 대비 41.1%(1897대) 줄었다. 지난달 글로벌 수출 실적이 전월보다 2.1% 축소된 것과 비교하면 매우 큰 감소폭이다. 작년 2월(3471대)과 비교해도 21.8%(757대)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잇달아 러시아 수출 물량 선적을 중단한 데다 경제 제재가 예상됐던 만큼 현대차도 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러시아 수출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대차와 마찬가지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연 23만 대가량을 생산해 현지에 판매하는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2월까지는 특별한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공장은 지난달 1만7402대를 판매해 1월(1만7649대)에 비해 1.4% 줄어든 데 그쳤다. 공장 가동을 중단한 이달부터는 판매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앞서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 10여 곳이 러시아 수출을 중단하거나 현지 공장 가동을 멈췄다. 아직 수출이나 현지 사업을 접지 않은 곳은 르노가 사실상 유일하다. 르노가 지분 68%를 가진 러시아 최대 자동차회사 아브토바즈(브랜드명 라다)는 점유율 약 30%로 현지 1위다. 외신들은 부품 공급난을 겪고 있는 아브토바즈 역시 올해 10억유로(약 1조35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이번 전쟁이 전체 공급망에 미칠 악영향을 더 우려하고 있다. 전날 로이터에 따르면 아르노 안틀리츠 폭스바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전쟁으로 세계 원자재 공급망에 큰 타격이 생겼다”며 “우크라이나에서 생산하던 와이어 하니스 등 중요 부품의 대체재를 찾기 위해 동유럽과 북아프리카 제조사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에 따른 카플레이션(카+인플레이션)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세계 1위 전기차기업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전날 트위터에 “원자재·물류 분야에서 강력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는 머스크의 발언을 전하며 전쟁 이후 알루미늄 팔라듐 니켈 등 자동차용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비용은 결국 운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러시아 점유율 2위인 현대차(기아 포함)는 전쟁 상황을 주시하며 공급망 관리부터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일단 러시아 공장에 배정했던 물량을 인도 공장 등으로 돌려 전체 판매 목표를 맞추는 데 주력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일규/김형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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