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임차료까지 껑충…건설업계 '울상'

입력 2022-03-21 17:35   수정 2022-03-22 00:35

골조공사에 쓰이는 건설장비인 크레인을 건설현장에 빌려주는 업체들이 임대료를 최고 30%가량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크레인 임대료가 오른 건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자재비·인건비에 이어 건설장비 임차비용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건설사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0t 크레인 하루 임차료 30%↑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크레인 업체 2000여 곳으로 이뤄진 크레인사업자협동조합은 지난 1일부터 하이드로크레인(유압기중기) 임대 기준단가를 인상했다. 2017년 이후 5년 만의 인상이다.

이에 따라 각 크레인 업체들도 인상된 단가에 맞춰 장비 임대료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부 지역에선 다음달 1일부터 인상된 단가가 적용된다.

기준단가 인상 폭은 크레인 규모에 따라 9%부터 최고 30%에 이른다. 50t 크레인은 하루(8시간) 임차료가 100만원에서 130만원으로 30% 오른다. 하루 200만원이던 110t 크레인의 임차료는 250만원이 된다. 규모가 큰 550t 크레인을 하루 빌리는 금액도 13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비싸진다.

크레인 업체들이 5년 만에 임대료를 올린 건 인건비·물가 상승 때문이다. 크레인협동조합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침체인 상황에서 인건비 등 물가도 전반적으로 올라 업체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철근콘크리트 이어 크레인까지
이번 크레인 임차료 인상으로 건설현장의 원가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최근 건설업계는 인건비·자재비 상승이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세계 각국의 인프라 사업 확대로 글로벌 건설자재 수요가 늘면서 각종 자재 가격이 두 배 넘게 치솟았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골조공사에 쓰이는 고장력철근(SD400)은 지난 1월 t당 105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1월(67만원) 대비 1.5배가량 올랐다. 주요 건설자재인 시멘트 가격은 지난해 7월 t당 7만8800원에서 올 1월 초 9만3000원대로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국인 근로자 감소와 건설노조의 횡포가 맞물려 인건비도 최근 수년간 꾸준히 증가해 왔다. 대한건설협회가 조사한 올해 상반기 형틀목수의 시중노임 단가는 하루 24만2138원이다. 5년 전인 2017년 상반기(17만4036원)와 비교해 39.1% 늘어난 금액이다.

이런 이유로 지난 1월 철근·콘크리트업체들은 전국 건설현장 1000여 곳에 “공사 계약금을 20% 올려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1년 새 원자재값과 인건비가 급격하게 올라 기존 계약금에 맞춰 공사를 하면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달 초 공사비 협상에 응하지 않은 일부 건설현장에서 골조공사를 일시 중단(셧다운)하기도 했다.
중소 건설현장 타격 클 듯
건설업계는 이번 크레인 임차료 인상이 주로 소규모 건설현장에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드로크레인은 저층부 골조공사에 쓰이는 장비이기 때문이다. 고층 골조공사에 사용되는 타워크레인과 다른 장비다.

이 때문에 “대규모 공사를 하는 대형 종합건설사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 설명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는 고층공사 현장이 많아 대부분 타워크레인을 사용한다”며 “하이드로크레인 임차료 인상에 영향을 받는 종합건설사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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