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걸리면 100% 고사하는 소나무재선충병은 1988년 피해목이 부산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이후 기후변화와 방제사업 여건 변화로 피해목 증감이 반복되다 최근 들어 감소 추세를 보인다. 일본 대만 등 외국과 비교해볼 때 우리나라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방지 전략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받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 예찰 및 방제에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각종 정보통신기술(ICT)의 첨단 장비를 도입해 방제에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산림청 관계자는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기에 예찰해 철저히 방제하는 것이 필수”라며 “외국이 실행하지 못하던 다양한 기술과 장비를 활용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솔수염하늘소 번데기는 4월부터 성충이 돼 고사목 밖으로 나와 여름내 주변 건강한 소나무를 갉아 먹으며 생장한다. 솔수염하늘소가 건강한 소나무를 갉아 먹을 때 생기는 상처에 소나무재선충이 안착해 소나무 안으로 침입한다. 한 쌍의 소나무재선충이 20여일간 20만 마리로 번식하고 소나무의 수분 이동 통로를 망가뜨려 3개월 내 소나무가 붉게 고사(100% 고사)한다. 감염 시기에 따라 피해 고사목이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지속해서 발생하고, 여름내 생장을 통해 성숙한 솔수염하늘소는 암수 짝짓기를 통해 고사한 소나무를 찾아 가을철부터 알을 낳고 생애를 마친다.
산림청은 현장 진단키트를 활용한 방제에도 노력하고 있다. RPA 기반 등온핵산 증폭 기술을 이용해 소나무재선충 특이한 유전자만을 증폭,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방법이다. 일정 온도 조건에 증폭할 수 있어 소요 시간이 짧고, 장비도 간단한 장점이 있다. RPA 진단 기술 정확도는 약 94%다. 산림청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RPA 기반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법을 개발했다”며 “20분 안에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을 알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반복적 지상 예찰(QR코드, 전자 예찰함) 및 항공 예찰도 벌이고 있다. 지상 예찰을 위해 예찰 인력 연간 약 1만3000명을 배치했다. 항공 예찰을 위해 드론 100대, 연 90대 헬기를 동원해 방제에 노력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비가시권 지역, 발생 예측지역, 분산된 선단 지역 및 경미 지역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며 “QR코드 마킹 테이프 및 진단키트 활용 등 “방제 품질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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