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전자에 담으면 돈 벌 줄 알았는데…" 속타는 개미들

입력 2022-03-31 09:57   수정 2022-03-31 10:11


삼성전자가 7만원을 중심으로 한 박스권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이 호실적과 함께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는데도, 오히려 하루 전에 탈환한 7만원선을 내줬다.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의 수율 문제, 증여세를 내기 위한 오너 일가의 지분 처분, 외국인 매도세가 발목을 잡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삼성전자는 0.43% 하락한 6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7만5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를 견디지 못하고 하루만에 7만원선 아래로 내려왔다.

전일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229억8000만원 어치와 115억5000만원 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는 지난 25일부터 4거래일째 이어지는 중이다.

외국인은 지난 24일엔 9525억1100만원 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한 1994만1860주를 사들인 영향으로 보인다. 이 블록딜의 거래단가는 6만8800원으로, 거래대금은 모두 1조3720억원에 달했다.

비메모리 분야의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점도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게임최적화서비스(GOS) 사태로 삼성전자 스스로 약점을 드러낸 데 더해, 4나노미터(nm) 공정의 수율이 30% 수준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최근 개최된 삼성전자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4nm 공정의 수율에 대해 따지자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복잡도가 증가해 물리적 한계에 근접하고 있다”며 “초기 램프업에 시간이 소요됐으나 점진적 개선으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파운드리 업계의 큰 고객사들이 삼성전자를 외면하고 대만 TSMC를 향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만드는 퀄컴은 3nm 공정의 차세대 AP의 위탁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길 예정이었지만, 결국 TSMC를 선택했다.

엔비디아도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의 생산을 TSMC에 맡겼다. 이에 더해 소비자들이 주로 쓰는 ‘지포스 RTX’ 신제품에 들어갈 칩의 위탁생산도 TSMC로 넘어갈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직전 시리즈인 RTX 30은 삼성전자의 8nm 공정에서 생산됐다.

이 같은 삼성전자 비메모리 분야에 대한 우려가 메모리 분야의 긍정적인 소식을 짓누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풍향계와 같은 역할을 했던 미국의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삼성전자 주가 흐름은 답답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의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은 올해 2분기(12월3일~3월3일) 매출 77억8600만달러, 순이익 24억44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증권시장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를 웃돈 호실적이었다. 이에 더해 3분기 실적 가이던스로 85억~89억달러를 제시했다. 역시 시장 전망치 82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 소식의 영향을 받은 전일 한국 증시에서는 SK하이닉스만 0.83%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이 삼성전자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2분기부터 개선이 예상된다”며 “(주가) 7만원 이하는 견고한 바닥(Rock Bottom)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금리 상승에 따른 할인율 상승과 비메모리 분야의 경쟁력 우려를 모두 반영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수요 훼손 우려까지 일부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비메모리 파운드리 시장의 구조적 성장 스토리가 여전히 유효하고 TRSMC와 경쟁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며 “(이제는) 메모리 상승 사이클에 대한 전망을 주가가 반영할 차례”라고 덧붙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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