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레저 분야 ‘넘버원’ 플랫폼 기업인 야놀자가 골프시장에 뛰어든다. 첫 단추로 부킹부터 캐디 배치에 이르기까지 골프장 운영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을 다루는 통합솔루션(ERP) 제공업체 이츠원을 손에 넣었다. 야놀자는 지난해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수혈받은 2조원을 활용해 골프 관련 사업을 확대해나간다는 구상이다.
숙박·레저업계의 최강자인 야놀자가 골프에 눈을 돌린 건 골프시장의 성장성이 그만큼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골프의 매력에 빠진 ‘젊은 골퍼’가 대거 늘어난 만큼 코로나19가 잦아든 뒤에도 성장세가 고꾸라지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레저산업연구소도 2020년 566개(18홀 환산 기준)였던 국내 골프장 수가 2025년 619개로 9.3%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등 관련 시장이 꾸준히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야놀자가 수많은 골프 관련 사업 중 ERP 업체를 선택한 건 이들 업체가 수십 년 동안 쌓은 골프장 관련 데이터의 가치를 높이 샀기 때문이다. ERP는 해당 사업장과 관련한 모든 전산 처리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골프장 ERP는 경영·재무관리는 물론 골프장 예약, 결제, 식음료 비용 처리 등을 총괄해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ERP를 잡으면 수십 년간 축적된 골프장 관련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3월 초 골프존이 씨엠인포텍을 인수한 것이나, 2019년 카카오VX가 테인스밸리 지분을 사들인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두 번째는 골프장 ERP의 무대를 세계로 확대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인 야놀자클라우드의 ‘본업’을 살려 현재 내부 전산망으로 운영하고 있는 세계 골프장 ERP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작업에 뛰어들 것이란 얘기다.
야놀자클라우드는 현재 세계 170여 개국, 4만3000여 개 호텔 고객사를 상대로 60개 이상의 언어로 된 B2B(기업 간 거래) 운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자동화 객실관리 솔루션 ‘와이플럭스(Y FLUX)’처럼 골프장에 들어가는 클라우드 기반 골프장 솔루션을 만들어 이를 세계 각지 골프장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언제든 온라인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고, 문제가 생겨도 원격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조희찬/조수영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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