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풀려 등산 갔는데 발목 '삐끗'…그냥 놔뒀다간 '평생 관절염' [이선아 기자의 생생헬스]

입력 2022-04-01 17:29   수정 2022-04-11 15:55


완연한 봄이다. 날씨가 풀리면서 겨울 내내 굳은 몸을 풀고 야외 활동을 계획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겨우내 집에만 있어 근력이 빠진 상태에서 등산, 골프 등을 했다가 부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봄철마다 발목, 무릎 관절 손상으로 정형외과를 찾는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다. 인대 손상을 가볍게 생각하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다가는 관절염으로 악화한다. 봄철 야외활동으로 생길 수 있는 관절 부상은 무엇인지, 어떻게 치료하고, 예방해야 하는지 살펴봤다.
접질린 발목, 방치하면 ‘관절염’
봄철 나들이를 갔다가 경사지고 울퉁불퉁한 바닥에서 발목을 삐끗하는 사람이 많다. ‘발목 염좌’다. 염좌란 관절을 지탱하고 있는 인대와 근육이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것이다. 특히 발목이 안쪽으로 꺾이면서 바깥쪽 인대가 망가지는 ‘외측 인대 손상’이 흔하다. 발목 염좌가 생기면 발목이 불안정하게 덜렁거리는 느낌이 든다. 발목을 튼튼하게 지지해주는 인대가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발목의 바깥쪽 부위가 붓고 멍이 들며,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

발목 염좌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재발성 발목 염좌로 이어진다. 경사진 길을 걷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발목이 불안정하게 움직이면서 삘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발목 불안증’도 생긴다. 박유정 목동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원장은 “발목을 자주 삐면 관절이 불균형하게 닳아서 삐뚤어지고, 발목 관절염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목 인대를 다치면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인대는 원래 제대로 쉬기만 하면 저절로 낫는다. 처음 다쳤을 때 발목 불안증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발목을 잘 고정해야 한다. 부기가 있는 부위엔 온찜질보다는 냉찜질을 하고, 잘 때 발목을 심장보다 높이 올려둬야 한다. 이렇게 하면 늘어난 인대가 원래 길이로 돌아온다.

발목 불안증으로 이미 넘어간 상태라면 발목 보호대를 착용해 일정 기간 고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론 3개월 동안 경과를 지켜본다. 발목 인대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도 필요하다. 까치발을 하거나 한쪽 발로 외발서기 운동으로 발목 근육을 튼튼히 하면 무너진 관절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다.
무릎 안 구부러지면 ‘연골 손상’ 의심
무릎도 통증이 생기기 쉬운 부위다. 허벅지뼈(대퇴골)와 정강이뼈(경골) 사이엔 무릎을 보호해주는 초승달 모양의 ‘반월상 연골’이 있다. 무릎에 큰 충격이 가는 등산이나 달리기를 할 때 이 연골이 손상되면 ‘반월상 연골 손상’을 진단받는다. 특히 갑자기 무릎의 방향을 바꾸거나 비정상적으로 돌아가면 반월상 연골을 다치기 쉽다.

반월상 연골이 찢어지면 무릎이 삐걱대고 뻑뻑한 느낌이 든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걸을 때 갑자기 무릎에 힘이 빠지면서 푹 주저앉게 된다. 무릎이 곧게 펴지지 않거나 구부러지지 않는 것도 반월상 연골 손상의 증상이다. 심하면 통증으로 아예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이런 증상이 있을 때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반월상 연골이 완충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허벅지뼈와 정강이뼈가 자주 부딪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뼈 연골까지 마모될 수 있다. 안치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중장년층에 반월상 연골 손상은 퇴행성 관절염의 바로 전 단계로 볼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무릎 앞쪽에 있는 슬개골을 다치는 경우도 많다.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바닥에 대는 자세로 운동을 하면 슬개골에 큰 압력이 가해진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 슬개골 관절에 염증이 생기며 ‘슬관절 전방 통증 증후군’이 발생한다. 슬개골이 약해지면 무릎이 쉽게 아프고 예민해지며, 경사진 길이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에 통증이 나타난다. 슬관절 전방 통증이 있는 사람이 무릎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취하는 것은 ‘금물’이다. 평소 무릎이 굽어지는 각도를 최소화하고, 무릎 주변의 허벅지 근육을 강화해 통증을 줄여야 한다.
과도한 스윙·땅볼은 ‘골프 엘보’ 유발
따뜻해진 날씨에 골프 약속을 잇달아 잡았다가 ‘골프 엘보(팔꿈치 내측상과염)’로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 팔꿈치 내측상과염은 손목을 구부리는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발생하는 염증이다. 스윙을 지나치게 많이 하면 팔꿈치 근육과 힘줄에 무리가 간다. 스윙하다가 실수로 공이 아니라 바닥을 치는 ‘땅볼’을 할 때도 팔꿈치 인대와 근육을 다칠 수 있다.

골프 엘보가 생기면 팔꿈치 안쪽부터 손목, 손가락까지 통증이 느껴진다. 악수할 때 이 부분이 따끔거리거나 문 손잡이를 돌릴 때 통증이 나타나면 골프 엘보를 의심해봐야 한다.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단순한 근육통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면 미세한 파열이 반복적으로 생기면서 만성 통증을 유발한다. 밤에도 통증이 지속되면서 자다가 깨는 경우도 잦아진다.

골프 엘보도 적절히 휴식을 취하며 보존적 치료를 하면 수술 없이도 회복된다. 팔꿈치 주변의 혈액 순환을 돕는 체외 충격파 시술, 물리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파열 정도가 심하면 관절 내시경 수술 등으로 인대를 봉합해주는 수술적 치료도 필요하다.
“전신 근력 키워 관절 부상 예방”
관절 부상은 제때 치료받는 것만큼 미리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절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전신 근력’을 키우는 것이다. 전신 근력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알려면 악력을 측정해보면 된다. 전신 근력의 ‘축소판’인 악력은 우리 몸의 근육 강도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이상윤 서울대 의대 재활의학과 교수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남성의 악력 평균치는 △20대 43㎏ △30대 46㎏ △40대 44㎏ △50대 42㎏ △60대 38㎏이다. 여성은 △20대 25㎏ △30대 27㎏ △40대 27㎏ △50대 26㎏ △60대 23㎏이다. 악력이 평균 이하라면 근력이 약하다는 의미다.

특히 발목·무릎 부상을 예방하려면 하체 근력을 키워야 한다. 하지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대퇴사두근을 키우면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앞쪽 허벅지에 있는 대퇴사두근은 무릎 관절의 충격을 흡수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대퇴사두근을 강화하는 운동으로는 ‘킥런지’가 있다. 한쪽 발을 앞으로 내밀고 무릎을 구부려 ‘런지’ 자세를 취한 뒤 일어나면서 반대쪽 무릎을 차올리면 된다.

동물성 단백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동물성 단백질은 류신이 풍부해 근육 생성을 돕는다. 박경 영남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와 매일사코페니아연구소에 따르면 곡류와 같은 식물성 단백질보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량이 많을수록 악력 등 근육 형성이 늘었다. 박 교수는 “지방이 적은 육류, 생선류 등 식품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면 좋다”며 “동물성 식품에 포함돼 있는 콜레스테롤, 포화지방 등이 걱정된다면 나트륨, 지방을 모두 뺀 순도 높은 동물성 단백질 제품을 먹어도 된다”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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