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식 폭등에 소외감…30代 절반 이상이 "나는 하위층"

입력 2022-04-06 17:32   수정 2022-04-14 15:26


코로나19로 신음해온 지난 2년간 자신을 중산층으로 여기는 사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하위층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등 자산 폭등기에 혜택을 받지 못한 박탈감과 절망감, 좌절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응답자 45.6% “나는 하위층”
한국경제신문은 2월 22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엠브레인에 의뢰해 30~59세 성인 남녀 1140명에게 ‘2022년 중산층의 삶과 금융실태’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직전 진행한 설문조사와 비교해 중산층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응답자는 상위층 194명, 중산층 761명, 하위층 185명으로 구성됐다. 중산층의 기준은 가구를 소득순으로 나열할 때 중위소득의 75~200% 범위에 속하는 구성원으로 정의했다.

자신을 중산층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응답자 비중은 53.7%였다. 2년 전과 비교해 3.8%포인트 줄었다. 반면 자신을 하위층으로 인식하고 있는 응답자는 45.6%로 4.1%포인트 늘어났다. 전체 응답자의 17%가 실제 소득 분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상위층에 해당했지만, 응답자 중 자신을 상위층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은 0.7%에 불과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면서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투자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주식이나 암호화폐 가격 급등 탓에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산층으로 여기는 인식의 문턱도 높아졌다.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평균 연봉은 8232만원(월평균 소득 686만원)이었다. 월평균 427만원을 생활비로 쓰고, 부동산과 금융자산 규모가 최소한 9억4461만원에 달하는 가구가 중산층의 조건으로 여겨졌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연봉 7404만원(월평균 소득 617만원)에 부동산과 금융자산 규모가 7억8221만원이면 중산층이라고 인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준치가 빠르게 높아진 것이다.

‘부자’에 대한 잣대도 달라졌다. 월평균 소득은 2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부동산과 금융자산 규모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높아졌다. 올해 응답자들은 부동산·금융자산 규모가 38억8400만원 정도 돼야 부자라고 응답했다. 2020년에는 33억1300만원이었다.
‘근로소득’에 대한 인식 달라져
30대는 코로나19 기간 심화된 양극화의 바람을 더 세게 맞은 것으로 분석됐다. 자신이 하위층이라고 인식하는 응답자 비중이 55.6%로 2년 전과 비교해 6.1%포인트나 증가했다. 실제 30대의 부채 규모는 크게 늘었다. 2년 전 7754만원이었던 30대 응답자의 평균 부채 규모는 올해 9414만원으로 뛴 것으로 파악됐다. 평균 1억원 가까이 빚을 지고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기간에 집값이 급등하자 20·30세대가 부동산 ‘패닉바잉’에 동참하면서 부채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근로소득에 대한 인식도 세대별로 달라졌다. 30대의 44.8%는 근로소득이 자산 형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근로소득 증가율이 투자소득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봤다. 반면 40대는 40.1%가, 50대는 49.8%가 자산 축적을 위해 근로소득은 꼭 필요하다고 답했다.

주식에 대한 관심은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전체 금융자산 중 주식이나 펀드 등 금융 투자 자산 비중은 2년 전 14.5%에서 올해 24.1%로 급증했다. 30대는 주식·암호화폐 투자만으로도 중산층에 진입할 수 있다고 믿는 비중이 42.3%로, 전체 평균(26.9%)에 비해 훨씬 높았다.

고재연/박재원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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