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재 가격의 방향성에 베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예측할 수 없이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히 큰 데다 상품의 괴리율이 20%까지 벌어지기도 한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자재 가격이 고점을 찍었다고 판단한 개인 투자자들은 주로 상품 가격 하락에 베팅하고 나섰다. ‘곱버스 개미’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원유 곱버스’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웃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달 8일 배럴 당 123.70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국 상하이 봉쇄령으로 원유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이 전략 비축유를 풀겠다고 발표한 것이 유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원유 가격 하락에 2배로 베팅한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에 투자한 투자자는 지난 한 달간 24.0% 수익을 냈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는 이 상품을 426억원어치, ‘신한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을 10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천연가스 가격은 멈추지 않고 상승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면서 대체재인 천연가스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EU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비중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가격을 끌어올렸다.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7일 기준 100만Btu당 6.36달러로 1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2배로 베팅했던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B’는 한 달간 41.4% 손실을 냈다. 개인 투자자는 이 기간 이 상품을 315억원어치,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을 21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현재 주요 ETN의 괴리율은 1~2% 수준으로 안정된 상태다.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하는 증권사들이 추가로 물량을 공급하면서 적정 가격을 찾아가도록 유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괴리율이 확대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LP들이 물량을 정상적으로 공급하면서 괴리율이 좁혀지긴 했지만,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원자재 ETN은 언제든지 수급 불균형과 이로 인한 괴리율이 확대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재연 기자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