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한국관'에 세계 미술 거장들 찬사…황금사자상 탈까

입력 2022-04-21 17:29   수정 2023-04-30 13:55


세계 미술시장을 주무르는 거물들은 2년에 한 번씩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만난다. 최고 권위의 미술전인 ‘베네치아 비엔날레’를 둘러보기 위해서다. ‘미술 올림픽’이란 별명에 걸맞게 올해 행사에는 81개국이 참전했다. 행사가 열리는 자르디니 공원의 목 좋은 곳은 베네치아 비엔날레의 ‘오랜 단골손님’들의 몫. 이들보다 늦게 ‘출석도장’을 찍은 대한민국의 자리는 언제나 독일관 옆 귀퉁이 건물이다. 1995년에 이 건물이 들어서기 전까지 화장실이 있던 자리다. ‘미술 변방’에 걸맞은 위치다.

하지만 비엔날레 사전 개막일인 20일(현지시간)에 찾은 한국관은 독일관 영국관 등 바로 옆에 있는 ‘문화강대국’ 전시관에 밀리지 않았다. 작품 주변은 카메라를 든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아트뉴스페이퍼’ 등 글로벌 미술 매체들은 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꼭 봐야 할 곳으로 한국관을 콕 집었다. 대중문화를 넘어 문화예술의 본류에서도 한류(韓流)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미술계 명사들 “이런 작품 처음 본다”
올해 비엔날레의 ‘한국 대표선수’는 이영철 예술감독(65)과 설치미술가 겸 작곡가 김윤철(52)이다. 대표작은 ‘채도V’. 거대한 지네 모양의 기계가 꿈틀거리고, 물고기 비늘 같은 382개 판의 밝기와 색이 끊임없이 변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다.

꿈틀거리는 움직임은 옆에 있는 ‘백 개의 눈을 가진 거인-부푼 태양들’이 만들어낸다. 우주 입자가 대기권에 충돌할 때 생성되는 ‘뮤온 입자’를 검출하고 이를 신호로 바꿔 전송하는 설치작품이다. 좁은 데다 구조까지 답답한 전시장은 천장을 뜯어내 목조 뼈대와 유리창을 그대로 노출시켜 작품과 조화를 이루게 했다.

반응은 뜨겁다. 한국관 앞에서 만난 이탈리아 큐레이터 안토니오 보나벤투라는 “이런 작품은 처음 본다. 이미 알고 있는 현대미술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다른 나라 작품들과는 확실히 구별된다”고 했다. 김 작가는 “리처드 암스트롱 미국 구겐하임미술관 관장, 프랜시스 모리스 영국 테이트모던 관장도 ‘이렇게 독창적인 작품과 전시 구성은 처음 본다’며 놀라워했다”고 소개했다.

“공학 전시장 같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 미국 큐레이터는 “작품들이 서로 잘 연결되지 않는 느낌”이라고 했다.
‘미술 금메달’ 딸 수 있을까
한국 미술의 위상은 베네치아 비엔날레와 함께 성장해왔다. 백남준이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해 1995년 ‘포화 상태’이던 자르디니 공원에 작게나마 한국관을 밀어넣은 게 시작이었다. 국가관이 없는 대부분 국가는 시내에 있는 일반 건물을 빌린다. 1990년대 후반에는 전수천, 강익중, 이불이 특별상을 타며 한국의 존재감을 키웠다.

2015년 비엔날레 기간 동안 열린 ‘단색화 특별전’은 한국 미술의 위상을 몇 단계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 전시장을 찾은 거물들이 ‘반복을 통한 정신 수양’을 강조하는 단색화의 독창성과 세련미에 푹 빠진 덕분이었다. 이후 한국 작가들의 그림 가격은 폭발적으로 뛰었다. 한국 시장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국내 미술계는 23일 열리는 시상식에서 한국이 ‘미술 올림픽의 금메달’인 황금사자상을 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로선 미국 벨기에 등의 수상 가능성이 높지만, 주최 측이 문화적 다양성 등을 감안해 아시아 미술에 큰 점수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이번 비엔날레에서 집중 조명을 받은 시몬 라이를 ‘대표 선수’로 내세웠고, 벨기에는 ‘게임의 자연’이란 신작을 내놓은 거장 프란시스 알리스를 등판시켰다.

베네치아=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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