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잘못 했길래…" 경찰 앞에 무릎 꿇은 배달원 [이슈+]

입력 2022-04-23 08:03   수정 2022-04-23 08:04


아스팔트 도로에 무릎을 꿇고 경찰관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있는 배달원의 모습이 시민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같은 사진이 포함된 게시물이 공유됐다. 사진에는 교통법규 위반 단속에 걸린 것으로 보이는 배달원이 무릎을 꿇고 경찰관에게 읍소하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싸이카 한 대가 배달원이 몰던 오토바이의 앞을 막은 것을 놓고 봤을 때, 배달원은 당시 도주를 시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사진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무슨 사연이 있길래 무릎까지 꿇었을까"라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인 이들이 있었다. 반면 일상생활 중 일부 오토바이 운전자들로 인해 느꼈던 불만을 나열하며 "별로 딱하지 않다", "얼마나 많은 위반을 했길래 저렇게 빌겠나" 등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배달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배달업 종사자들로 인해 편리함이 늘어났지만, 교통법규 위반·소음 등 눈살을 찌푸리는 시민도 많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배달업 종사자는 42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늘었다. 2019년 하반기 기준 34만9000명과 비교하면 22.6%나 늘어났다. 비대면 수요 확산에 따른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늘어난 배달원 수 만큼 교통법규 위반 등 문제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륜차의 신호위반 적발 건수는 지난해 8만6915건으로 집계됐다. 2019년 기준 4만7887건에서 약 2배 증가한 셈이다. 과속 적발은 2019년 95건에서 지난해 404건, 인도 통행 적발 건수는 1만2037건에서 2만522건으로 늘어났다.

배달 오토바이의 불법 행위만 집중적으로 겨냥해 신고하는 유튜버까지 등장했다. 특히 횡단보도를 주행하는 배달 오토바이를 고발하는 이 유튜버는 채널 개설 6개월 만에 누적 조회 수가 2000만 회를 넘어서는 등 네티즌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배달원들의 불법 행위로 인한 시민들의 불만이 가중됐다는 데 대한 방증으로 보인다.

다만 배달업 종사자들은 배달료 대비 과도한 수수료로 인해 지나친 '속도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게 이륜차 사고 급증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배달노동자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 경기지부는 올해 초 기자회견에서 "최근 배달대행사들이 배달료를 인상하고 있지만 수수료를 과도하게 걷어가는 경우가 많아 배달노동자의 소득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통사고와 사망자 수는 해마다 줄어드는데 이륜차 사고는 늘어나고 있다. 이는 생계비를 벌기 위한 속도 경쟁이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며 "낮은 배달료로 인해 한 건이라도 더 많이 배달해야 한다. 아무리 단속을 강화해도 사고율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단속보다 생계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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