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산업단지의 열병합발전소 연료 전환' 추진해야

입력 2022-04-24 17:54   수정 2022-04-25 00:05

대규모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전기뿐만 아니라 공정용 열도 필요로 한다. 이에 전국 곳곳의 산업단지에서는 열병합발전소가 건설돼 열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전국 938개 사업체가 이 혜택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와 같은 대규모 사업장은 아예 자가용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해 운영 중이다.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소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열과 전기를 보일러 및 발전소에서 각각 생산할 때보다 열병합발전으로 함께 생산하면 에너지 사용량이 획기적으로 절감된다. 이것은 에너지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특히 중요하다. 2018년 기준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의 에너지 절감 효과는 26.4%였다.

둘째,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소는 대표적인 분산형 전원이라 장거리 송전선로가 필요하지 않다. 우리는 과거 밀양에서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싼 대규모 갈등이 있었음을 기억하고 있다. 이런 갈등은 전국 곳곳에서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장거리 송전선로에 기인한 송배전 손실은 2019년 기준 약 2조원에 달한다.

셋째,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소로 에너지 사용량이 절감됨에 따라 대기오염물질 및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줄어든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의 대기오염물질 및 온실가스 감축 실적은 각각 24.2%와 31.2%였다. 특히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는 우리 사회의 큰 문제이기에, 이 같은 환경 개선 효과는 열병합발전의 중요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산업단지 열병합발전도 한 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석탄을 연료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물론 석탄 사용은 공정용 열을 값싸게 공급함으로써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에너지 전환의 모범 국가인 독일 및 덴마크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선진국들은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의 연료를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전환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석탄에 비해 대기오염물질 및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때문이다. 이에 독일에서는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소의 연료 전환 시 정부가 나서서 투자비의 30~40%를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나아가 공정용 열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발전소 용량을 2배 이상의 규모로 늘렸다. 정부가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의 연료 전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의 연료 전환 사례가 없다. 만약 260㎿ 용량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소의 연료 전환이 이뤄지면, 30년생 소나무 1억2000만 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온실가스 저감 효과와 노후 경유차 3만 대를 감축한 것과 같은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다. 연료 전환이 늘어날수록 그 효과는 더 커질 것이다.

사실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사업자 입장에서 연료 전환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큰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더 가동할 수 있는 발전소의 조기 폐쇄로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연료 전환은 불가피하다. 사업자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연료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소를 도입함으로써 온실가스 및 대기오염물질을 더 줄일 수도 있다. 정부는 연료전환 사업의 신속한 인허가를 도우면서, 독일처럼 불가피한 발전 용량 증가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정책 시행도 고려해야 한다. 더 나아가 정부 및 한국전력은 신속하게 전력 계통을 보강함으로써 늘어나는 발전량을 안정적으로 수용해 연료 전환을 측면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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