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임금인상 '치킨게임'에 멍드는 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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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5-01 17:30   수정 2022-05-02 00:12

“임금 인상 출혈 경쟁이 심각합니다. 언제까지 감내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은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노사협의회가 올해 임금인상률을 9%로 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다. 지난해부터 주요 대기업이 임금을 경쟁적으로 올리면서 임금 인상을 두고 기업 간 ‘치킨게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삼성전자 임금인상률이 9%로 결정되면서 올해 삼성전자 직원들은 인센티브를 포함해 전년보다 15% 넘는 연봉을 받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임금인상률은 7.5%였지만, 실제 직원들이 받은 연봉은 평균 1억4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3.4% 증가했다.

재계에선 2020년 스타트업, IT(정보기술) 업계에서 시작된 임금 인상 경쟁이 지난해부터 대기업으로 확산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부 기업이 인재 확보를 위해 임금을 큰 폭으로 올리자 다른 기업들에도 임금 인상 요구가 거세졌다. 급기야 “경쟁사보다 최소 0.1%라도 더 올려줘야 한다”는 눈치 싸움까지 벌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대비 지난해 대기업 인건비 상승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각각 20.3%, 26.7%에 달했다. 예년에 비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카카오(77.4%) 네이버(44.8%) 등 빅테크 기업의 임금상승률은 더 파격적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3~4년 전만 해도 임금은 회사 생산성이나 실적 증가에 연동된다는 암묵적 약속이 있었다”며 “요즘은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임금을 올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대로는 기업 경쟁력마저 흔들릴 판”이라고 했다.

재계에선 기업 생산성 향상이나 실적 개선과 무관한 임금 인상 경쟁이 지속될 경우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우려한다. 인건비 등 고정비가 지나치게 증가하면 영업이익 감소는 물론 투자 축소로 미래 생존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 고용도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대기업 위주의 임금 인상으로 대·중소기업 간 임금 양극화도 심해지는 분위기다. 임금 상승률이 높지 않은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현상도 확산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산업계 발전엔 독일 수밖에 없다. ‘성과가 있으면 보상한다’는 인사 철학은 삼성전자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꼽힌다. 이는 또 회사와 직원 모두 발전하는 기반을 조성했다는 평가다. 요즘같이 ‘인력 이탈’ 방지용 임금 치킨게임이 이어지면 기업들이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까. 해외 글로벌 산업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 가능 경영’ 전략을 짜는 데 한창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세심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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