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산업 초호황'…타이틀리스트, 클럽·공만 2천억 팔아

입력 2022-05-08 17:38   수정 2022-05-16 15:17


‘코로나19 특수’로 골프용품 업체들이 지난해 잔치를 벌였다. 골프장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옷은 물론 채, 공, 액세서리 판매량이 수직 상승했다. 이 덕분에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를 거느린 아쿠쉬네트코리아는 골프용품만으로 연 매출 2000억원을 넘긴 1호 기업이란 ‘타이틀’을 갖게 됐고, 캘러웨이, 던롭, 테일러메이드, 핑, 마제스티 등도 ‘매출 1000억 클럽’에 새로 가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세가 꺾이면서 해외여행 길이 다시 열린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골프용품이 제때 공급되지 않는 만큼 이런 고성장세가 올해도 계속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6개로 불어난 ‘매출 1000억 클럽’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아쿠쉬네트코리아 매출은 3688억원으로 2020년(2913억원)보다 27% 증가했다. 이 중 의류 매출을 뺀 2000여억원을 골프공, 클럽, 액세서리 등에서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99억원에서 613억원으로 22.8% 늘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아쿠쉬네트 한 개였던 ‘매출 1000억 클럽’ 회원 수는 지난해 6개로 불었다. 캘러웨이코리아(864억원→1338억원)와 젝시오·스릭슨을 보유한 던롭스포츠(913억원→1131억원), 테일러메이드코리아(711억원→1019억원)가 새 멤버가 됐다. 업계에선 핑 브랜드를 수입·판매하는 삼양인터내셔날의 지난해 매출 2573억원 가운데 1100억원가량이 핑 용품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드라이버 하나 장만하려면 수백만~수천만원을 줘야 하는 초고가 브랜드 마제스티골프코리아도 지난 회계연도에 1000억원 벽을 뚫었다. 직전 회계연도 773억원에서 1001억원으로 30%가량 늘었다.

성장률로 따지면 ‘넘버원’은 야마하였다. 공식 수입원인 오리엔트골프의 작년 매출은 615억원으로 1년 전(363억원) 대비 69.4% 늘었다. PXG(용품 수입업체 카네·516억원)와 브리지스톤(석교상사·630억원)도 각각 40%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PXG 옷을 판매하는 로저나인의 매출은 같은 기간 710억원에서 1080억원으로 불었다.

수익성은 회사 전략에 따라 갈렸다.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쓴 테일러메이드의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1년 전과 비슷했지만, 던롭(80억원→168억원)과 PXG(68억원→155억원), 캘러웨이(7억원→47억원) 등은 두 배 넘게 늘었다.

업계에선 지난해 ‘유례없는 호황’의 일등 공신으로 골프시장에 새로 뛰어든 2030세대를 꼽는다. 지난해 새로 입문한 골프 초보자(46만 명) 3명 중 2명이 2030세대(30만 명)였다. 한국미즈노 관계자는 “골프장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데 클럽 교체 수요가 제자리걸음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기존 골퍼에 비해 골프 클럽을 훨씬 자주 바꾸는 2030 골퍼가 증가한 것도 용품 시장을 확 키운 요인”이라고 말했다.
“호황 계속” VS “곧 꺾일 것”
골프용품 시장의 호황이 계속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업계에선 당분간 ‘상승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당수 골프용품 업체가 올 상반기 목표액을 이미 지난달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6개월 동안 팔아야 할 물량을 4개월 만에 해치웠다는 얘기다. 올 1월 골프용품 수입액은 6636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연간 수입액이 사상 최고치인 작년 기록(6억9380만달러)을 깰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보고 있다.

변수는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건 수요 측면에서 악재다.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골프로 눈을 돌렸던 2030세대 중 상당수가 여행비를 마련하느라 골프채를 창고에 넣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골프클럽 제조업체들도 이런 점을 감안해 공급 부족에도 불구하고 설비를 늘리지 않고 있다.

골프채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것도 성장세를 짓누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업체 관계자는 “카본 샤프트는 수급에 큰 문제가 없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값 폭등 여파로 스틸 샤프트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고 전했다. B업체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수요가 늘어난 탓에 한국 발주 물량이 늦게 들어오고 있다”며 “국내 업체 입장에선 사겠다는 사람은 줄을 섰는데 팔 물건이 없어 손가락만 빨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업체 관계자는 “국내 골프용품 시장 호황이 이어질지 여부를 놓고 업계에서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며 “당분간 호황이 지속되다가 조정이 올 것이란 예상이 많다”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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