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오리'의 환골탈태…'몸값 6000억' 이 회사의 변신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2-05-09 15:34   수정 2022-05-09 16:46

삼양그룹은 100% 화학 자회사인 삼양이노켐으로 상당한 마음고생을 했다. 무더기 적자를 이어가면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회사였기 때문이다. 적자가 이어지자 합작 파트너인 일본 미쓰비시상사도 포기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작년에 28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삼양그룹 계열사 가운데 최고 실적을 냈다. 그룹의 새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홀딩스는 지난달 8일 일본 미쓰비시상사로부터 삼양이노켐 지분 2.32%를 108억원에 매입했다. 삼양홀딩스는 이번 매입으로 삼양이노켐 지분 100%를 취득했다. 주당 매입가격과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산출한 삼양이노켐 기업가치는 5350억~6050억원으로 추산된다.

삼양이노켐은 2009년 9월에 삼양홀딩스와 미쓰비시상사가 각각 80대 20의 지분을 출자해 출범한 회사다. 군산자유무역지역에 2000억 원을 투자해 연산 15만t 규모의 비스페놀A(BPA) 설비를 2012년 준공했다. BPA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폴리카보네이트 원료로 쓰인다. BPA사업은 삼양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았고,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BPA 공급과잉에 따른 업황 악화로 실적은 큰 부침을 보였다. 2010~2016년에 6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면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보였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 회사는 2014년 3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지만 실망한 미쓰비시는 참여하지 않았다. 2015년 말 미쓰비시의 삼양이노켐 지분은 20%에서 2%대로 크게 줄었다. 이번에 매입을 마무리하면서 미쓰비시는 삼양이노켐에서 손을 뗐다.

삼양이노켐은 2017년 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사상 처음 흑자를 냈다. 이후 실적이 뛰면서 영업이익이 2020년 636억원, 2021년 2799억원으로 폭증했다. 2020년부터 세계 곳곳에서 풍력발전 설비가 구축되고 여기에 들어가는 날개(블레이드) 수요가 급증했다. 블레이드는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드는 만큼 폴리카보네이트 원료인 BPA 가격과 수요가 뛰었다. 덩달아 삼양이노켐 실적도 개선됐다. 작년 삼양이노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삼양그룹 주력계열사인 삼양사(825억원) 삼양패키징(461억원) 케이씨아이(124억원)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BPA 수요가 크게 폭증하면서 삼양이노켐 기업가치와 실적이 크게 늘었다"며 "올해 실적은 작년만큼은 미치지는 못할 듯하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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