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의 올 1분기 영업이익도 505억원으로, 전년 동기(127억원) 대비 294.5% 늘었다. 시장 컨센서스(237억원)를 두 배 이상 웃돈 ‘어닝서프라이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디펜스를 자회사로 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1분기 매출 1조3781억원, 영업이익 664억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7%, 0.8% 늘었다.
증권가에선 올해 빅3 업체 실적이 작년보다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KAI는 콜롬비아 공군과의 고등훈련기 T-50 및 경공격기 FA-50 수출 계약이 가시권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규모는 6억달러(약 7600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와 35억달러(4조3000억원) 규모의 지대공미사일 천궁Ⅱ 계약을 맺은 LIG넥스원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도 천궁Ⅱ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LIG넥스원의 올 1분기 누적 수주 잔액은 7조9212억원에 달한다. 지난 1월 UAE 정부와 맺은 천궁Ⅱ 계약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어서 향후 수주 잔액은 대폭 불어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 잔액도 올 1분기 기준 7조4000억원에 달했다.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는 K-21 장갑차를 개량해 만든 AS-21 레드백(사진)을 앞세워 호주 육군이 발주한 사업을 따내기 위해 독일 업체와 경쟁 중이다. 최대 270억호주달러(약 23조원) 규모인 이 사업 승자는 다음달 결정된다.
빅3의 현금 보유액도 최근 10년 새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방산 3사의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자산 및 공정가치금융자산 포함)은 작년 말 3조7543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822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KAI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현금성 자산이 1조원을 넘어섰다. 미래 투자를 위한 ‘곳간’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방산 3사는 일제히 차세대 먹거리로 주력하는 도심항공교통(UAM) 등 신사업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정부가 항공우주청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방산 3사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항공우주청은 모든 분야에서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우주정책을 총괄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다.
방산업체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작년 12월 주당 2만원대 중반까지 떨어졌던 KAI 주가는 이날 4만8800원에 장을 마쳤다. 작년 말 주당 5만원대에 머물던 LIG넥스원 주가도 올초 대규모 천궁Ⅱ계약 등 호재가 잇따르면서 이날 8만3900원까지 상승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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