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침체 다가온다"…주식·원자재서 안전자산으로 '머니 무브'

입력 2022-05-10 17:27   수정 2022-05-18 15:29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주식과 원자재,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은 투매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가격이 급락하고 달러화 등 안전자산에는 돈이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물가가 정점을 지나는 신호가 뚜렷해지고 금리 인상폭이 축소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기까지 길게는 2~3개월간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위험자산 동반 급락
10일 코스피지수는 0.55% 떨어진 2596.56에 장을 마쳤다. 엿새째 하락하며 2600선을 내줬다. 코스피지수가 26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20년 11월 30일 이후 17개월여 만이다.

국내 증시가 급락한 것은 전날 뉴욕증시가 폭락한 영향이었다. 나스닥지수는 9일(현지시간) 4.29% 급락하면서 최근 1년 최고치 대비 28% 하락했다. S&P500지수는 3.2% 떨어진 3991.24를 기록하며 작년 3월 말 이후 1년2개월 만에 처음으로 4000선을 밑돌았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뉴욕증시에서 이날 하루에만 15.1% 올라 34.75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도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6.68달러(6.09%) 급락한 배럴당 103.09달러에 장을 마쳤다. 유가는 3월 초만 해도 123달러까지 올랐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도 8~10% 떨어졌다.

이처럼 위험자산이 동반 약세를 보인 것은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금융당국의 통화 긴축 정책이 경제성장 동력을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한번에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언급했지만, 시장에서는 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로 글로벌 공급망 경색이 더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란 인식이 퍼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하락한 것은 경기 침체가 오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달러화 강세는 지속
위험자산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10일 원·달러 환율은 2원40전 오른 1276원40전에 마감했다. 2020년 3월 19일 이후 2년2개월 만의 최고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올초 96.21에서 9일 103.68로 7.7%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11일 나오는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통해 인플레이션 단기 고점을 확인하면 증시를 비롯한 위험 자산이 반등 계기를 찾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4월 CPI 상승률은 전달(8.5%)보다 낮은 8.1%로 예상되고 있다.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시장은 다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기대가 커지면서 증시가 안정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정점을 확인하는 데 몇 달이 걸릴 것이란 신중론도 만만찮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물가가 올라가는 속도가 둔화하면서 Fed가 긴축을 줄일 것이란 점이 확인돼야 한다”며 “2~3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 반등도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돼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중국이 이를 포기하거나 대규모 경기 부양 정책을 발표하면 국내 증시 하단을 받쳐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슬기 기자/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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