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투자 늘려 ‘소나기’ 피했지만…공제회도 “수익관리 빨간불”

입력 2022-05-12 08:21   수정 2022-05-13 09:53

이 기사는 05월 12일 08:2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공제회가 최근 주식·채권 가격 급락 장세 속에서 안도하고 있다. 그동안 대체투자 비중을 크게 확대한 덕분에 당장 큰 손실 인식을 피할 수 있어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대체투자 자산도 가치하락을 피하기 어려워 수익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다.

11일 공제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한국교직원공제회(이하 교공) 등 감사원 감사 대상 7개 공제회의 대체투자 비중(자체 공시 기준)은 작년 말 현재 단순평균 55.9%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말 48.4%에서 7%포인트 넘게 불어났다. 대체투자 자산은 상장 주식이나 채권과 달리 시시각각 가격변화를 장부에 반영하지 않는다.

공제회별로는 행정공제회가 2021년 말 잔액 기준 72.7%로 대체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다. 다음은 과학기술인공제회(66.4%), 경찰공제회(65.4%), 한국교직원공제회(62.4%) 순서다. 과학기술인공제회의 경우 별도의 대체투자 항목을 두지 않아 부동산과 인프라, 기업투자를 합산한 값을 반영했다.

한 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많은 공제회가 팬데믹 직후 저금리 국면을 극복하는 동시에 자산가격 변동성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대체투자 비중을 크게 늘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회원들로부터 납입금을 받아 운용하고, 여기에 3%대 중후반의 ‘퇴직급여율’ 등을 적용해 돌려줘야 하므로 보험사에 비해 고수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개선 효과도 컸다.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작년 20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공모주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사모주식 가치가 치솟았다. 부동산 가격은 사상 최저 금리를 등에 업고 급등세를 이어갔다. 자산 분류별 수익을 공시하는 대한소방공제회의 경우 대체투자에서만 작년 22.1%의 수익률을 냈다. 교직원공제회와 행정공제회도 10% 넘는 수익을 올렸다.

다만 대체투자 자산도 중장기적 관점에선 상장 주식처럼 가치 하락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 참여자들의 해석이다. 한 공제회 CIO는 “그동안 상식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실물 자산 가격 과열이 나타나면서 3% 수준의 과도한 수수료를 지급하고 투자하는 비상식적인 사례도 적지 않았다”며 “숨은 위험이 많은 만큼 대체투자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는 보유 자산의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다른 공제회 CIO는 “지금부터 위험관리를 얼마나 잘하는지 운용 실력의 민낯이 드러나는 시기”라며 “대체투자 자산 일부의 매각을 타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0일 미국 증시 폭락 여파로 0.55% 내린 2596.56으로 마감, 17개월만에 2600선이 무너졌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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