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메기' 된 롯데…나홀로 실적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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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5-18 17:24   수정 2022-05-19 02:20


지난해 국내 카드업계는 뜻밖의 실적 잔치를 벌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고액 소비가 증가하고 카드 대출도 늘면서 국내 7개 전업카드사는 1년 새 31.9% 뛴 2조593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지만 웃을 수만은 없었다. 올해 또 한 차례 내린 가맹점 수수료와 대출 규제 강화로 주요 수익원에 타격이 불가피한 데다 치솟는 금리는 예금을 받을 수 없는 카드사에 즉시 비용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롯데카드를 제외한 신한 국민 삼성 현대 우리 하나 등 6개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5% 감소했다.
올 1분기 순이익 81% 훌쩍
롯데카드라고 상황이 다를 리 없었지만 받아든 성적표는 달랐다. 롯데카드의 올 1분기 순이익은 작년 1분기(505억원)보다 81% 증가한 914억원(연결 기준)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76.7% 늘어난 1107억원이었다. 여기에 지난 4월 실적까지 합치면 롯데카드의 영업이익은 15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1270억원)을 넘어섰다.

최근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만난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은 “지난 2년간 다져온 기본적인 비용 체력이 이제 발현되기 시작한 것”이라며 “무작정 돈을 아껴서 낸 실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롯데카드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4개월간 회원 수를 10만여 명 늘렸다. 포화 상태인 카드 시장에서 올해 회원 수가 10만 명 이상 늘어난 곳은 삼성 현대 롯데카드뿐이다. 2020년 조 사장 취임 당시 848만 명이었던 롯데카드 회원은 이제 870만 명을 넘어섰다. 조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마케팅 콜센터 카드심사 등 100여 가지 부문에서 비용 효율성을 높였는데 그렇게 절감한 비용이 연간 1200억원”이라며 “이를 토대로 이제부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쌓아 올려가는 실적은 고스란히 수익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플랫폼이 아니다”
조 사장이 그리는 롯데카드의 미래는 신용카드사가 아니다. 모든 금융사가 외치는 ‘플랫폼’은 더더욱 아니다. 모든 정보를 한데 모아 보여주는 플랫폼은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정보를 찾는 데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조 사장은 롯데카드가 나아갈 방향을 ‘큐레이터’로 설정했다. 올 1월 선보인 ‘디지로카’ 앱을 통해 사용자 한 사람마다 딱 맞는 정보를 대신 수집, 선별해 추천해주겠다는 뜻이다.

그는 “정보의 바닷속에서 지친 사람들은 이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선호도, 소득 수준 등에 맞는 정보를 하나하나 맞춤형으로 추천받길 원한다”며 “그런 추천을 제대로 해주려면 실시간 소비 데이터를 토대로 그 사람을 진짜 이해할 수 있는 카드사가 제격”이라고 했다. 정교한 추천을 위해 롯데그룹과의 독점 파트너십으로 4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엘포인트의 상세 소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카드사가 갖지 못한 강점이다.

롯데카드의 실적이 호조를 이어가자 최근 시장에선 롯데카드가 매물로 나올 것이란 예상이 많다. 하지만 조 사장은 ‘아직은 때가 이르다’는 입장이다. 산업 간 경계가 흐려지는 상황에서 롯데카드가 그저 카드사가 아닌 데이터 기반 큐레이팅 회사로서 인정받을 수 있을 때 매각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조 사장은 “올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승인을 받아 ‘디지로카’에 투자하는 금액만 600억원가량인데 당장 매각한다면 투자가 우선순위가 아닐 것”이라며 “플랫폼 사업과는 또 다른 차원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때가 돼야 산업 전체적으로 이익”이라고 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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