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또 오른다는데…대출자 80%는 변동금리 '어쩌나'

입력 2022-05-19 10:34   수정 2022-05-19 10:36

대출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이번달에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한 데다, 올해 국내 물가 상승률도 4%대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서다.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비중이 높은 만큼,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주담대 변동금리를 연 0.12%포인트 오른 연 3.54~5.04%로 적용했다. 우리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0.12%포인트 상승한 3.80~5.01%가 됐다. 이로써 주담대 상단금리가 5%대에 들어섰다.

이로써 변동금리를 선택한 차주들의 이자부담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에 따르면 3월 신규로 취급된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80.5%에 달한다.

금리인상기엔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의 큰 차이에서 부담을 느낀 차주들이 변동금리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00~6.44%로, 최고 금리는 6% 중반대에 달한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차이가 1%포인트 넘게 나타나지만, 앞으로 변동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84%로 전월보다 0.1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9년 5월(1.85%) 이후 최고치다.

미국이 최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앞으로도 빅스텝을 추가로 단행하겠다고 예고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금리 역전에 따른 자금유출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의 금리인상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물가상승률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2%로 지난해 11월 전망치(1.7%)보다 대폭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경기 둔화로 수출·투자 여건은 악화하는데, 유가 급등 등에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하다고 짚었다.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빅스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처음으로 큰 폭의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올해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연 2.5%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JP모건은 한은이 이달을 포함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네 차례 추가 인상, 연말 기준금리가 2.5%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면 차주의 이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3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출자 1인당 약 16만원 수준이다. 실제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까지 더해지는 만큼, 실제 빚 부담은 이보다 더 클 수 있다.

신규 대출자들은 고정금리를 선택을 고려해봐야 할 때다. 최근 은행권들은 고정금리로 유인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2일부터 주담대 5년 변동금리 상품을 0.4%포인트씩 낮췄다. 대상 상품은 우리아파트론, 우리부동산론, 우리WON주택대출 등이다. 신규로 대출을 받거나 대출 기간을 연장하는 고객 모두에게 적용된다.

5년 변동금리 주담대는 금리 변동주기가 5년 마다 바뀌기 때문에, 사실상 고정금리 대출이라고 볼 수 있다. 일반 변동금리 주담대는 코픽스에 연동돼 6개월이나 12개월 주기로 금리가 바뀐다. 올해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되는 만큼, 금리 인상 영향이 고스란히 전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KB국민은행도 지난 3월부터 진행한 주담대 금리 인하를 이달 말까지 시행한다.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를 0.45%포인트 인하했다.

이처럼 시중은행에서 고정금리 주담대 금리를 인하하는 이유는 주담대 수요를 고정금리 쪽으로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인상기 고객 이자 부담을 경감해주자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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