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반도체, 한·미동맹의 '린치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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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5-19 17:33   수정 2022-05-20 00:10

[다산 칼럼] 반도체, 한·미동맹의 '린치핀' 돼야

20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한국 방문지가 삼성전자 경기 평택 반도체공장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후 아시아 순방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의 첫 방문지가 한국의 반도체 공장이 된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반도체 공장을 찾아오는 것은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삼성전자 평택공장 방문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망 패권 전쟁이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 더욱 심화될 것이다. 작년 미국에선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미국 주력 산업인 자동차 생산이 10% 이상 감소했고, 올해도 감산이 예상된다. 미국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2025년에는 신규 자동차 생산의 30%를 전기자동차로 생산하기로 했다. 전기자동차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10배 이상의 차량용 반도체가 필요하다. 즉,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확보 여부가 미국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존폐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미국은 스마트폰 및 인터넷 등의 정보기술(IT) 산업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산업분야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메타버스, 로봇과 드론에서도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향후 지속적으로 이 분야를 이끌기 위해서는 반드시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 바이든 정부가 ‘미국 경쟁 법안(America COMPETES Act)’을 통해 미국 반도체 생산 공장 투자 시 투자 금액의 약 40% 세액 공제,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R&D) 및 인력 육성을 위해 5년간 520억달러(약 66조원)를 지원하게 된 배경이다.

일본은 투자 금액의 50%를 지원해 TSMC의 차량용 반도체 생산 공장을 유치, 일본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산업에 필요한 안정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했다. 중국은 전 세계 반도체의 74%를 사용하고 있고, 중국에서 쓰는 반도체의 70%를 자국에서 생산하려는 반도체 굴기인 ‘제조 2025’를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투자금액의 50%를 지원하는 등 미국과 유럽을 능가하는 지원을 이미 하고 있다.

이처럼 각국의 정부 주도로 첨단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각국의 첨단 주력산업에 필요한 첨단 반도체 기술 및 생산 능력 확보가 그 나라 첨단 주력산업의 미래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는 최근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위해 미국, 일본, 대만, 한국이 참여하는 ‘칩4(Chip4)’ 동맹을 한국에 제안했다. 미국은 현재와 미래의 주력 산업인 IT와 자동차 등에 반드시 필요한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가 한·미 동맹의 ‘린치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이는 첨단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한국은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 장비의 15% 정도만 국산화했고, 나머지 반도체 장비의 50% 이상을 미국 기업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첨단 반도체 생산에서 안정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의미다.

다만 한·미 경제안보 동맹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협상력이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 미국이 원하는 조건을 들어주면서 반대급부도 챙겨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46%, SK하이닉스 D램의 47%를 중국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향후 지속적으로 한국 반도체 회사들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서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협력으로 미국 반도체 장비 회사들의 장비가 제공돼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 한·미 기술동맹을 제안할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AI 반도체 등 최첨단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고 안정적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해 최첨단 반도체 R&D 인력 교류를 통한 최첨단 반도체의 초기술격차를 공유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 대통령은 역대 취임 후 최단 기간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 즉,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추진함으로써 한국 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경제안보외교의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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