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잇따른 설비투자 소식 때문이다. 후성은 사업 확장을 위해 705억원을 들여 부지를 확보했다고 19일 공시했다.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말 1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6조3000억원에서 7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 엘앤에프는 7조원 규모의 양극재 거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양극재 업체를 중심으로 설비투자를 위한 돈이 몰리면서 2차전지 업종 전반에 ‘온기’가 퍼지는 분위기다.
반도체 소재주 역시 설비투자 소식 덕분에 주가가 뛰고 있다. 지난달 595억원 규모의 증설 공시를 낸 원익QnC는 이달 주가가 11.8% 뛰었다. 이날 장중엔 3만525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 식각장비에 적용되는 소모품인 쿼츠(석영 유리)를 생산한다. 반도체 웨이퍼를 감싸는 링을 주로 만드는 하나머티리얼즈 역시 지난달 공장 신설을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뒤 4월에만 주가가 13.11% 올랐다. 이달 초엔 사상 최고가(6만6800원)를 찍기도 했다.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현대차의 투자 계획에 힘입어 로봇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유일로보틱스는 2.63% 오른 1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레인보우로보틱스(2.18%), 휴림로봇(1.75%), 로보스타(1.58%), 유진로봇(1.38%) 등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UAM 관련 업종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산업용 드론사업을 하는 네온테크는 이날 27.33% 급등하며 장을 마쳤다. 관계회사(베셀에어로스페이스)가 UAM 기체를 제조하는 베셀은 7.1% 상승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설비투자를 늘리는 종목과 업종을 지속적으로 눈여겨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설비투자를 한다는 사실 자체가 그만큼 성장성이 있다는 뜻”이라며 “결국 설비투자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관련주가 향후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서형교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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