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앞두고 달러 자금 확보 나선 기업들...'대외채무' 역대 최대

입력 2022-05-25 17:16   수정 2022-05-25 17:17

올해 1분기 대외채무가 전 분기보다 217억달러(약 27조4000억원) 늘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높이는 '빅스텝'을 예고하면서 자금 조달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기획재정부는 큰 틀에선 외환 건전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보면서도, 최근 빠르게 늘고 있는 단기외채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기획재정부가 25일 내놓은 '2022년 1분기 대외채권·채무 동향'에 따르면 1분기 기준 대외채권(한국이 보유한 외국채권)은 1조798억달러로 전년말 대비 5억달러 감소했다. 반면 대외채무는 6541억달러로 전년말 대비 217억달러 증가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4257억달러로 같은 기간 222억달러 감소했다.

대외채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이어지고 있는 폭증세를 이어갔다. 2018년 4412억달러, 2019년 4707억달러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던 대외채무 규모는 2020년 5506억달러, 2021년 6324억달러로 빠르게 늘었다. 여기에 지난 분기 증가폭을 늘리며 6541억달러까지 늘어난 것이다.



대외채무 증가는 우리나라가 외국에 진 빚이 늘어난다는 의미지만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외국인의 원화 표시 국내 채권 투자가 늘어나는 등 우리 경제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긍정적 시각이 좋아지거나 국내 기업들이 해외 투자를 위해 달러 차입을 늘리는 등 투자가확대될 때도 대외채무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역시 이번 분기 외채 증가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진 않다. 기재부는 △Fed 금리 인상 전 선(先)조달 △재정증권 재발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의 대규모 해외채권 발행 등을 최근 외채 증가 요인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 역시 한국 국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 증가 및 기업·은행 등의 해외 발행 증권 증가를 외채 증가 요인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최근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외채 증가세에 대해선 적극 대응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1분기 단기외채는 1749억달러로 한 분기만에 102억 달러 증가했다. 만기가 1년보다 긴 장기외채는 4792억달러로 115억달러가 늘었다. 단기채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6.2%로 장기채 증가율 2.5%에 비해 높았다.

단기외채가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5.6%에서 38.2%로 2.6%포인트 급등했다. 과거 10년 분기 평균이 33.8%인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단기외채가 총 외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7%로 전분기(26%)대비 0.7%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이는 과거 10년 분기 평균 28.7%에 비해선 낮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 감소 영향으로 단기외채가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지만 여타 신흥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외채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앞으로 외채 만기 구조가 단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응 방안을 마련해 리스크(위험)을 예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환율 상승세에 따라 3개월물의 환헷지후 수익률이 지난 1월 21베이시스포인트(bp)에서 4월 41bp까지 오르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재정거래 유인이 확대된 상황이다. Fed가 본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투자은행들이 내놓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차 전망도 2분기 0.15%에서 4분기 -0.6%로 줄어들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재정거래 유인 확대에 따른 단기 차입 증가 가능성, 내외금리차 축소에 따른 외국인 중장기 원화채 투자 유인 둔화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외채 만기 구조는 단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공공기관의 장기 외화채 발행을 적극 협의하고 외화만기 구조가 장기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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