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 항구 봉쇄로 곡물 수출 묶여…식량위기 우려"

입력 2022-05-28 13:51   수정 2022-05-28 13:52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항구 봉쇄로 우크라이나 수출 물량의 절반에 가까운 곡물이 해외로 나가지 못하고 창고에 묶여 있다고 주장했다.

27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의 한 외교 싱크탱크 온라인포럼 연설에서 러시아가 흑해와 아조우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주요 수출로를 봉쇄해 자국 곡물 수출량의 절반 가까이가 묶여 세계 식량안보에 잠재적인 '재앙'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곡물 2200만t이 저장고에 있다"며 "곡물이 필요한 국제시장에 제때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엔이 올해 5000만명이 추가로 기근을 겪을 것으로 전망한 것은 보수적인 추정치"라고 강조하며 더 많은 사람이 기근에 처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근은 혼자 오지 않으며, 언제나 상황을 악화시키고 삶을 황폐하게 하면서 평범한 사람들을 불안정한 환경으로 몰고 가는 정치적 혼란과 동반한다"며 "많은 나라에서 작년 수확한 곡물 재고가 소진되는 7월에 재앙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방국들은 러시아가 식량과 에너지를 무기화함으로써 세계적인 식료품,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일으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와 전 세계인을 상대로 식량 공급을 인질로 잡은 상태"라고 비판하면서 흑해 봉쇄를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도 26일 "푸틴은 근본적으로 전 세계 최빈곤층의 기아와 식량 부족을 무기화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곡물 봉쇄를 풀라고 촉구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을 통제하면서 우크라이나 경제에 타격을 줬을 뿐만 아니라 밀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를 묶어놓는 효과도 거뒀다고 진단했다.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 밀이 창고에서 썩어가는 동안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 러시아가 더 많은 물량을 더욱 비싼 가격으로 팔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세계 5위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항구를 러시아가 봉쇄하면서 세계 곡물시장에서 밀 가격은 올해 초보다 60% 오르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곡물정보 제공업체 애그플로우에 따르면 지난달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량은 작년 4월보다 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러시아의 밀 수출량은 18% 증가했다.

러시아의 봉쇄는 농업 분야에서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벌어들이는 우크라이나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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