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복지’ 외치던 칼 아이컨, 맥도널드이어 크로거 분쟁서 항복

입력 2022-06-06 10:44   수정 2022-07-06 00:01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컨(사진)이 미국의 대표적인 식료품 체인업체 크로거와의 분쟁을 포기할 예정이다. 지난달 맥도날드 주주총회에서 패배한 여파를 감안한 조치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칼 아이컨이 크로거 주주들에게 서한을 통해 “맥도날드가 승리한 걸 축하한다”며 “재무 상태를 감안하면 크로거도 같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돼지 복지’ 논쟁에서 패배를 선언했다.

크로거의 재무 상태가 건전한 상황을 비춰보면 돼지 복지 문제로 주주들을 회유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하지만 여전히 이사회가 경영진들에게 책임을 묻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크로거의 주주총회는 오는 23일 개최될 예정이다.

아이컨은 올해 2월 돼지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맥도날드 신임 이사 후보자 2명을 추천했다. 그가 문제 삼은 건 맥도널드에 돼지고기를 공급하는 업체들이 임신한 돼지를 비좁은 철제 우리인 ‘임신 상자(Gestation Crate)’에 가둬 사육하는 실태였다. 맥도널드는 이미 2012년에 이 방식을 쓰는 업체와의 계약을 올해 안으로 끝낼 거라고 표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달 26일 치러진 맥도날드 주주총회에서 아이컨이 패배했다. 기존 이사 12명이 모두 재선임됐다. 아이컨이 추천한 이사 후보자 2명을 찬성하는 비율은 1%에 그쳤다. 맥도날드의 대주주 중 하나인 블랙록은 맥도날드를 지지했다.

아이컨은 월가에서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투자자로 알려졌다. 기업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린 뒤 해당 기업 이익을 쥐어짜는 방식으로 투자 차익을 얻는 투자자였다. 올해 들어 아이컨은 성향이 바뀌었다. 동물복지를 신경 쓰고 직원 복지도 챙겼다. 10년 전부터 동물복지단체 휴먼소사이어티에서 근무하는 딸의 영향을 받은 거라고 WSJ은 분석했다. 아이컨은 제너럴 밀스, 데니스 등 미국의 식품업체들이 돼지 사육장에서 ‘임신 상자’를 몰아내는 데 일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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