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쌀가루 산업 육성해 밀가루 수입 10% 대체"

입력 2022-06-09 13:36   수정 2022-06-09 15:11


정부가 기존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분질미’(粉質米)를 생산을 확대해 2027년까지 연간 밀가루 수요(약 200만t)의 10%를 대체한다. 분질미로 만든 쌀가루를 활용해 식량안보 강화와 쌀 수급 균형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내건 식량주권 확보와 관련한 정부의 첫 정책이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분질미는 일반쌀과 달리 밀과 이모작이 가능한 품종"이라며 "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오랜 쌀 수급 불균형 문제도 해소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라고 말했다.

분질미는 가루로 가공하기 쉬운 쌀로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품종이다. 일반 쌀은 전분 구조가 밀착돼 단단해 가루를 만들기 위해선 물에 불린 뒤 건조하는 '습식제분'이 필요하다. 반면 분질미는 밀처럼 전분 구조가 둥글고 성글게 배열돼 있어 물에 불리는 과정 없이 곧바로 건조하는 '건식제분'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기존 쌀가루에 비해 제분 비용은 50%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분질미가 식량 주권 확보를 가능케할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분질미는 5월 중순~6월 중순경 이앙(모내기) 이뤄져야 하는 일반쌀과 달리 6월 하순이 이앙 적기다. 수확 적기가 6월 중순인 밀과 이모작이 가능하다. 같은 농지에서 연중 밀과 분질미의 공동 경작이 가능한 셈이다.

이에 정부는 2027년까지 일반벼 생산지 4만2000헥타르(전체 농지의 약 3%)를 분질미 생산지로 전환해 연간 20만t의 분질미를 생산할 계획이다. 연간 밀가루 수요의 10%를 쌀가루로 대체하고, 밀 생산량도 늘려 2020년 기준 0.8%에 불과한 밀 자급률을 2027년 7.9%로 높이고, 전체 식량 자급률도 같은 기간 45.8%에서 52.5%로 개선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기준 분질미 재배면적은 25헥타르, 생산량은 119t에 불과했다.

농가의 참여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와 수요처 개발 등 쌀가루 산업 생태계 조성도 함께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내년부터 공익직불제 내에 전략작물 직불제를 신설해 참여 농가에 인센티브를 준다. 수확기에 농가가 생산한 분질미 전량을 정부가 공공비축미로 매입한 뒤, 밀가루를 분질미로 대체하고자 하는 실수요 업체에 특별 공급해 사업 초기 단계의 위험(리스크)도 없애기로 했다.

CJ제일제당·농심미분·농협오리온 등 식품·제분 업체와 제과제빵 업체 등과 함께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을 공동 개발해 수요와 공급을 함께 늘려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2027년까지 쌀 가공산업의 시장 규모를 현재의 7조3000억원 수준에서 2027년까지 10조원대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정 장관은 "쌀 수급 과잉으로 소요되는 비용(시장 격리·재고 관리 등)을 절감해 밀·콩 등 식량 자급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투자 재원으로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식품의 가격 경쟁력이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최소한 우리가 직접 먹는 주곡에 대해서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어떤 비용이 있더라도 일정 부분 우리가 감내하고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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