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MC' 송해가 생전 후배들에게 남긴 '보물같은' 말말말

입력 2022-06-09 15:00   수정 2022-06-09 15:04



"넌 노래 진짜 잘해, 나중에 이 무대에서 넌 꼭 만날 것 같아" (김혜연)

"영구야, 내가 너 기억한다, 전국노래자랑의 자랑이고 기쁨이다" (조영구)

"항상 노래도 잘하면서 착하고 건강하라" (홍잠언)

'현역 최고령 MC' 송해의 별세에 각계각층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4년 동안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한 송해의 일대기를 전한 채널 IHQ '은밀한 뉴스룸-송해'편이 재조명 받고 있다. 해당 방송은 지난 3월 19일 전파를 탔다.

6.25 전쟁으로 어린 시절 어머니와 헤어진 사연에서부터 22세 어린 나이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을 향한 절절한 부성애까지 송해의 인생 희로애락에, 이날 게스트였던 가수 지원이는 끝내 눈물을 흘리며 마음 아파했다.

송해의 입양 딸로 유명한 가수 유지나도 깜짝 등장해, 송해를 아빠라 부르게 된 사연부터 평상시 아빠와 술 한 잔 기울이며 데이트를 즐기는 일화를 공개해 훈훈함을 안긴 바 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스타가 된 강호동부터 김혜연, 조영구, 홍잠언까지 스타들이 대거 등장, 송해와 특별했던 일화를 공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전국노래자랑'이 낳은 깜짝 스타로 등장한 강호동은 "저를 보자마자 허리를 잡고 씨름을 하자고 했다. 선생님의 기운과 순발력, 뚝심, 노련함, 인자함까지 다 저에게는 잊혀지지 않는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송해의 든든한 응원을 받은 가수 김혜연도 "제가 스무 살 즈음이었으니까 송해 선생님은 환갑 좀 넘으셨을 때인 것 같다. 할아버지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들고 저도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송해 오빠 안녕하세요' 인사했었다"고 송해와의 첫 만남을 기억해냈다.

이어 김혜연은 "각 출연자에게 한마디씩 해주셨는데, 제게 해주신 한 마디는 정말 큰 힘이 됐다. '넌 노래 진짜 잘하고, 나중에 이 무대에서 넌 꼭 만날 것 같아'라고 말해주셨다. 제게는 큰 보물 같은 힘이 되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기 때문에 늘 마음에 같이 계시는 분이시다"라고 송해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1991년 '전국노래자랑' 청주 편에 출연했던 방송인 겸 가수 조영구도 "조용필의 '모나리자'를 불러서 우수상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조영구는 "송해 선생님이 '우리 영구가 이렇게 잘 되다니'하면서 너무 기뻐해주셨다. '영구야, 내가 너 기억한다, 전국노래자랑의 자랑이고 기쁨'이라고, '너도 열심히 해서 전국노래자랑 MC 해야 되지 않겠냐'라고 말씀해주셨다"고 송해와의 일화를 전했다.

송해의 '손자'로 통하는 트로트 신동 홍잠언도 인터뷰에 적극 응하며 "송해 선생님은 친할아버지 같아서 긴장도 풀어주고 응원도 해주신다. 그러면 그날은 저도 신기하게 노래가 잘 된다. '항상 노래도 잘하면서 착하고 건강하라'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인터뷰 말미 홍잠언이 "송해 선생님이 MC를 250세까지 해주시면 좋겠다"고 소망했던 터라 고인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한편 송해는 8일 오전 자택에서 별세했다. 1927년생으로 올해 만 95세인 송해는 1955년 창공악극단을 통해 데뷔했으며, 1988년부터 전국노래자랑의 MC를 맡아 34년간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했다. 지난 4월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으며, 8일 희극인으로는 최초로 금관훈장에 추서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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