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2배 이상 뛴 비료…치솟는 곡물값의 주범

입력 2022-06-12 17:34   수정 2022-06-13 01:12

전 세계 곡물값을 끌어올리는 주범 가운데 하나가 치솟은 비료가격이다. 작물 경작에 필수 자재인 비료가격이 오르면 농가의 투입 비용이 늘어나고 수확량은 감소한다.

12일 세계은행(WB)이 산출한 비료가격지수는 지난달 223.11로 전년 동기 106.07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2010년을 100으로 놓고 산출하는 이 지수는 2008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블룸버그가 산출하는 그린마켓 주간 북미 비료가격지수 역시 3월 25일 1270.4를 찍었다. 1월 말과 비교해 두 달 만에 56.51% 뛰었다. 지난 3일 다시 885.82로 내려왔지만, 1년 전 600대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많이 높다.

비료값은 통상 옥수수, 밀, 대두 등 곡물 가격과 비료의 원료가 되는 질소, 칼륨, 인산염 등의 원재료 가격에 영향을 받는다. 주요 비료 품목 중 하나인 염화칼륨은 지난 3월 t당 562달러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2.8배에 달했다. 또 다른 원재료인 요소 또한 1t에 907달러로 전년 동기의 2.6배였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비료값 상승을 끌어올린 주요 원인이다. 에너지가격이 오르면서 비료 원료인 천연가스값까지 급등해 가격 상승세를 부추겼다. 러시아의 물류 수송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비료 가격에 영향을 줬다. 러시아는 2019년 비료 교역 규모가 90억달러에 달한 세계 최대 비료 수출국이다. 세계 비료 공급량의 15% 정도를 담당했다.

러시아는 비료 원재료 시장에서도 큰손이다. 세계 최대 질소 수출국이고, 인산염 수출 비중도 세계 2~3위를 차지한다. 비료 핵심 품목의 수급을 좌지우지하는 러시아가 개전 이후 미국, 유럽 등으로부터 잇단 금수 제재를 받으면서 글로벌 공급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탄산칼륨의 상황은 심각하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전 세계 탄산칼륨 거래의 40%를 도맡고 있어서다. 벨라루스는 개전 이후 서방국가들로부터 러시아와 같은 제재를 받고 있다.

비료 수급 불균형이 식량 위기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료 수급 문제가 전 세계 농작물 수확량에 타격을 주고 결과적으로 식량위기를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에서도 비료값 상승이 심각한 수준이다. 일리노이 남부에서 옥수수, 밀, 대두 등을 재배하는 한 농부는 최근 워싱턴포스트에 “지난해 t당 500달러 선이던 비료가격이 올해 1500달러까지 치솟았다”고 하소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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