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공무원 아내 "민주당, 월북 주장하려면 납득할 증거 대라"

입력 2022-06-19 11:41   수정 2022-06-19 11:57


2년 전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이 모 씨의 부인 권영미 씨가 인터뷰를 통해 "남편에 대해 증거 없이 월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가족에게 2차 가해다"라고 말했다.

권 씨는 지난 18일 채널A와 인터뷰에서 "이제 10살이 된 딸에게는 최근 들어서야 아빠의 사망 사실을 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씨는 "총살당했다는 얘기는 할 수 없어서 배에서 일하는 아빠가 바다에 빠져서 사망했고, 시신을 찾지 못했다는 말만 했다"고 전했다.

이어 "남편과 함께 배에 타고 있던 동료들의 진술이 은폐됐다"라고도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군 당국과 해경은 이 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하다 변을 당했다고 발표했으나 16일 국방부와 해경은 ‘자진 월북 근거가 없다’며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권 씨는 해당 발표에 반발하는 더불어민주당 측 인사들을 향해 "그렇게 월북이라고 주장을 하고 싶으시면 가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증거를 보여달라"면서 "증거는 보여주지 않고 월북이라고 주장을 하시면 저희한테 2차 가해하는 거다. 다시는 그 입에 월북이란 단어를 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월북인지 아닌지가 뭐가 중요하냐’는 민주당 인사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 당시에 왜 그렇게 월북 주장을 했는지, 왜 사람을 살리지 못해 놓고는 월북이라는 그 단어로 모든 것을 포장하면서 월북으로만 몰고 갔었는지 묻고 싶다”라고 했다.

권 씨는 남편 피살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아들에 대해 "정부에서 하는 말, 대통령이 하는 말은 하늘이라고 생각하는 아이였다"라며 "그런 대통령님의 편지(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한 편지)였기에 무조건 믿었다. 그런데 그것이 이제 퇴임 전까지 지켜지지 않아서 아이는 엄청난 배신감과 상처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정부에서도 (윤석열) 대통령께서 약속해 주셨지만, 혹시나 그것이 지켜지지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히 컸다"고 덧붙였다.

최근 공개된 진술조서에 따르면 이 씨 동료는 “전혀 그런 생각(이 씨 월북 가능성)은 들지 않는다”라며 “만약 북으로 월북하기 위해서라면 각 방에 비치된 방수복을 입고 바닷물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그 추운 바닷물에 그냥 들어갔다는 것이 월북이 아닌 극단 선택으로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그리고 물살이 동쪽으로 흐르고 있어 그것을 뚫고 북쪽으로 간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지난 16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정보공개 청구 소송에서 항소를 취하했다.



이 재판은 재작년 9월 이 씨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돼 시신이 불태워지고, 문재인 정부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자 유족이 피살 경위 확인을 위해 안보실과 해경을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은 2020년 10월 "(이 씨가)꽃게 대금으로 도박하는 등… 실종자는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의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유족은 월북이 아니라며 정보공개소송을 냈고, 지난해 11월 1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문재인 정부 안보실과 해경은 "안보상의 이유"라며 항소했다. 특히 관련 자료는 최장 15년 비공개되는 대통령 기록물로도 지정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1월 "(정부가) 북한 눈치 보고 뭘 얼마나 해야 할 일을 못 하고 이렇게 굴종하고 잘못했길래 이걸 도대체 알려주지 못하느냐"며 정보공개를 약속했다.

앞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7일 "그분(피해자)의 월북 의사가 있었는지 아닌지가 뭐가 중요한가. 우리 국민이 북한 군인에 의해서 희생됐고 항의했고 사과받았다. 그걸로 마무리된 사건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 씨는 2020년 9월 서해상 표류 중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뒤 시신이 불태워졌다. 당시 방송인 김어준 씨는 방송에서 시신에 기름을 뿌리고 불태운 북한 행위에 대해 "화형이 아니라 화장이다"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펼쳤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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