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원작자도 표절 아니라지만…'대중의 불신' 숙제로 남았다 [이슈+]

입력 2022-06-21 16:42   수정 2022-06-21 16:43


가수 토이로, 유수의 작곡가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아왔던 유희열이 데뷔 28년 만에 표절 시비에 휘말려 파장이 크다. 원작자가 유사성이 있으나 표절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추가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는 등 논란이 식지 않는 모양새다.

표절 논란의 시작은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의 두 번째 트랙 '아주 사적인 밤'이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의 곡 '아쿠아(Aqua)'와 유사하다는 지적에서 시작됐다.

'생활음악'은 유희열이 지난해 가을부터 한 달에 한 곡씩 피아노 소품을 발매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유희열은 오는 15일 이 곡들을 모아 LP를 발매할 예정이었다.

그런 가운데 '아주 사적인 밤'을 둘러싼 표절 의혹이 불거졌고, 유희열은 "검토 결과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게 됐다"며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 중에 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고 발표 당시 저의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사카모토 류이치에게 사과하며 "연락을 통해 크레딧 및 저작권 관련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LP 발매도 연기했다.

이후 사카모토 류이치가 입장을 밝혔다. 두 곡의 유사성은 확인됐으나 음악적인 분석의 과정에서 볼 때 멜로디와 코드진행은 표절이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모든 창작물은 기존의 예술에 영향을 받는다면서 자신 역시 바흐나 드뷔시 등 존경하는 뮤지션들에게 강한 영향을 받은 곡들이 있다고 넓은 포용의 자세를 보였다. 법적 조치 또한 진행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후 유희열 측도 입장문을 내고 사카모토 류이치 측에 연락을 취해 회신을 받았다며 표절이라는 범주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재차 밝혔다.

양측의 입장이 정리되고, 하차 요구가 빗발쳤던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하며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유희열이 작곡한 다른 곡들도 표절이 의심된다는 주장이 거듭 제기되며 불씨가 쉽게 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가수 성시경이 부른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 MBC '무한도전-자유로 가요제'에서 유재석과 김조한이 함께 부른 '플리즈 돈트 고 마이 걸(Please Don't Go My Girl)' 등이 대상이 됐다.

또 다른 피아노 연주곡 '내가 켜지는 시간'도 사카모토 류이치의 '1900'과 흡사하다는 추가 의혹을 받았으나 유희열 측은 "원래 알고 있던 곡이 아니었고, 유사성이 있다고 보긴 어려우나 선생님 측에 재차 상황을 전달했고 추후 이와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말씀드렸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표절 논란에 즉각 유사성을 인정하고 원작자에 사과한 유희열의 대응이 박수받을 만했다고 평가하지만, 유능한 작곡가이자 여러 히트곡을 배출한 가수 토이로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창작 뮤지션'의 입지를 다져온 그였기에 논란 자체만으로 실망했다는 목소리가 더욱 크다. 특히 다수의 실력파 싱어송라이터가 소속된 음악 레이블 안테나를 이끌고 있는 수장이기에 창작 영역만큼은 더욱 예민하게 여겨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반응이 따른다.

실제로 이미 유희열의 다른 곡들도 줄줄이 '심판대'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편안하게 감상하기 좋았던 그의 노래들은 이제 어떤 다른 곡과 유사한지 검증하려는 대중의 날카로운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표절이 아니라는 원작자의 입장에도 떨어진 신뢰가 불신의 눈초리로 이어진 셈이다. 결국 이는 '창작자' 유희열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됐다.

그 가운데 유희열의 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논란 속에서도 이날 오후 예정된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를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때문. 그가 이번 주 방송에서 과연 이와 관련한 입장을 직접 밝힐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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