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사고 '감독 실패'는 책임 안지는 금감원

입력 2022-06-27 17:24   수정 2022-06-28 01:29

“금융 사고가 터질 때마다 언론과 정치권은 ‘감독 실패’라고 지적했지만 금감원이 스스로 책임진 적 있던가요?”(A은행 대관 담당자)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지난 5년간(2017~2021년) 금융회사 및 임직원에 대해 372건의 중징계를 내렸다. 채용 비리와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옵티머스 펀드 등 금융사고가 이어진 탓이다. 경징계를 포함한 전체 징계 처분은 1735건에 달했다. 하지만 정작 금감원은 각종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된 내부 직원에 대한 징계에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등 책임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옵티머스 펀드 사건과 관련해 특혜 대출 알선 혐의로 기소됐던 전 금감원 국장은 대법원 상고 끝에 최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감사원은 ‘사모펀드 부실 검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금감원 직원 5명에 대해 징계를 권고했고 2명에 대해선 최고 수위인 ‘정직’을 권했다. 그러나 이들은 징계 이후 업무에 복귀했고 지난 2월 정기인사에서 보직이 바뀐 뒤 정상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이들 직원을 구제하기 위해 감사원에 재심의를 청구하기도 했다.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은 금융회사 고위직원은 행정소송을 불사한다. 그런데 일반 직원의 경우 서슬 퍼런 금감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 어렵고 이미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았거나 퇴직한 사례도 적지 않다. B은행 관계자는 “몇몇 임원은 징계 처분이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이미 퇴사해 새 직장을 구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우리은행의 횡령 사건에 대해서도 금감원 책임론이 불거졌다. 횡령 기간인 6년 동안 금감원이 우리은행에 대해 11차례 종합검사와 부문 검사를 벌였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사고가 공개된 직후 “검사에선 은행 건전성과 내부통제를 주로 보기 때문에 은폐된 개별 횡령 사건을 적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해명에 급급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2016년 조선업과 해운산업 구조조정 국면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임금과 임직원 정원 감소 등의 쇄신책을 시행했지만 금감원은 여러 차례의 금융사고에도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이 최근 5년 만에 금감원에 대한 정기감사를 하는 것도 감독·검사 체계 전반을 들여다보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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