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범죄 사각지대였나…도로 CCTV 화질 낮아 실종수사 난항

입력 2022-06-28 09:59   수정 2022-06-28 10:01



제주 한 달 살기를 하겠다고 떠난 광주광역시 일가족의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실종경보까지 발령했지만 지난달 31일 이후 생활 반응(휴대전화 기지국 신호) 등이 끊긴 상태다.

실종 사건에 대한 수사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지만 도로에 설치된 CCTV의 상태가 좋지 않아 차량 식별에 차질이 생기면서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광주 남구에 거주하던 조유나(10) 양과 부모 조 모(36)·이 모 씨(35)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가족끼리 체험학습을 가겠다고 학교 측에 신청했다.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하겠다는 이유였다. ‘교외 체험학습’ 신청이 통상적으로 일주일 전 이뤄져야 하는 것과 달리 조 양 부모는 이틀 전 급하게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양 학교 측은 17일 체험학습 신청을 하면서 조 양이 아프다며 학교에 출석하지 않아 질병 결석 처리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간이 끝난 뒤에도 조 양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자, 학교 측은 지난 22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조 양 가족이 제주를 방문한 행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조 양 가족은 완도군 신지면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YTN이 공개한 CCTV 영상에 따르면, 이들 가족은 지난달 30일 오후 11시쯤 숙소에서 나왔다. 당시 조양은 축 늘어진 채 어머니 등에 업혀있었고, 아버지는 손에 어떤 물건을 담은 비닐봉지를 쥐고 있었다.

뒷좌석에 조 양을 태운 차량은 어디론가 출발했고 다음 날 오전 1시쯤 조 양과 어머니의 휴대전화가 꺼졌고, 3시간 뒤인 오전 4시쯤 아버지의 휴대전화도 송곡 선착장에서 꺼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극단적 선택의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사고라면 휴대전화가 한 번에 꺼졌을 텐데, 차례로 꺼진 것을 보아 극단적 선택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또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 양 어머니와 아버지의 휴대전화가 3시간 간격으로 각각 다른 곳에서 꺼진 점을 언급하며 "조심스러운 추측이지만 사고라면, 같은 장소에서 휴대폰이 꺼질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시간 차이도 있고, 장소도 다르다"라면서 "같은 장소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승 위원은 조 양 얼굴만 공개되고 부모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는 것에 대해 "아이는 실종되면 아이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법 제도가 있다"면서 "유나 양 부모는 성인이기 때문에 실종상태긴 하지만 적극적으로 얼굴을 밝힐 순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잠수부까지 동원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이들의 흔적은 전혀 찾지 못했다.

완도를 벗어난 행적이 발견되지 않아 완도 경찰은 드론 2기와 기동대 40명을 투입해 고금면과 신지면 송곡리 일대에 대해 수색을 벌이고 있지만 성과는 없는 상태다.

조 씨의 차량이 육지로 나오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지만, CCTV의 노후화로 숙소를 출발한 후 행적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 완도 치안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나/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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