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숨 막히게 입지 않겠다"…여성들 사로잡은 '편한 속옷' [오정민의 MZ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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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6-30 22:00   수정 2022-06-30 22:24

"더이상 숨 막히게 입지 않겠다"…여성들 사로잡은 '편한 속옷' [오정민의 MZ담]

# 30대 직장인 강모씨는 지난해부터 몸을 조이지 않는 편안한 속옷을 착용하고 있다. 그간 시달리던 두통과 소화불량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억지로 조이지 않아도 맵시를 살려주는 브라렛이 다양하게 출시돼 신제품들을 여럿 구입했는데 만족한다"고 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몸을 사랑하자는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편한 속옷'이 여성 속옷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와이어로 몸을 옥죄는 제품보다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몸매를 살려주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결과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와이어가 없는 브래지어인 '브라렛'과 후크가 없는 '입는 브래지어', 서혜부를 압박하지 않는 사각 팬티 등 편안한 여성용 속옷 인기가 꾸준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에서는 브라렛 매출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2020년)보다 54% 뛴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53% 급증했다. 같은 브랜드에서 여성용 사각 팬티 매출은 지난해 149% 증가했다. 여성용 사각 팬티 중 '노라인 보이쇼츠'는 지난해 처음으로 삼각팬티 판매량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매출은 80% 증가했다.

보디 포지티브 트렌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 문화 확산 등과 함께 몸을 압박해 몸매를 강조하는 속옷을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요 속옷 판매처인 홈쇼핑에서도 이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GS샵이 올해 상반기(21일 기준)와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상반기의 속옷 상품 수 및 매출을 비교한 결과, 와이어와 후크가 없는 브래지어인 '입는 속옷'이 전체 속옷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19년 상반기 4%에서 올해 상반기 20%로 뛰었다.

2019년 상반기 당시 3개 브랜드에서 입는 속옷 상품 6개를 판매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7개 브랜드가 22개 상품을 선보였다.


일례로 해당 홈쇼핑에서 판매한 '코데즈컴바인 비비(BB)브라'의 경우 지난달 2회 방송에서 10억원어치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해당 상품은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과 지난해 각각 8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둔 바 있다.

GS샵 운영사 GS리테일 소속 윤상민 언더웨어 팀장은 "홈쇼핑은 국내 속옷 시장의 1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고 트렌드를 주도하는 채널"이라며 "여성 속옷에서 와이어에 이어 후크가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비단 국내만의 일이 아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지난 2월 새 스포츠 브래지어를 출시하면서 플러스사이즈 모델을 내세운 광고를 선보였다. '엔젤(천사)'로 불리던 슈퍼모델의 란제리쇼로 유명세를 쌓은 미국의 유명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까지 일찌감치 변화 흐름에 동참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시청률이 급락한 란제리쇼를 2018년 폐지했고, 브라렛 등 편안한 속옷을 선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보디 포지티브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여성 속옷도 편한 옷이 주목받고 있다. 예쁘지만 몸을 압박하던 과거의 보정 속옷 대신 몸에 잘 맞고 편안한 속옷을 찾는 여성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이같은 경향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편안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흐름이 소비자와 업계에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신체를 자유롭게 해방하면서도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옷들이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체의 편안함이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상민 GS리테일 언더웨어 팀장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여성 속옷은 몸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해방시키는 형태로 진화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MZ(밀레니얼+Z)세대가 경제와 소비의 흐름을 이끌고 있습니다. 기성세대와는 다른 잣대에 따라 움직이는 이들이 바야흐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움직이는 큰 손이 됐죠. MZ세대의 관심과 함께 피어나는 새로운 흐름과 이야기를 'MZ담(談)'으로 모았습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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