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앞다퉈 대출금리 내리고 예금금리 올리는 이유는

입력 2022-07-03 09:43   수정 2022-07-03 09:46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계속 낮추고 정기 예·적금 상품 금리는 올리고 있다. 금리 상승기 이례적인 행보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 '이자 장사' 경고가 나오고 있는 데다 예금과 대출금리 격차를 나타내는 예대금리차가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지자 '여론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르면 이번 주(4∼8일)부터 신규 취급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각 최대 0.35%포인트, 0.30%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금리 상승기에 커진 이자 부담 등을 고려해 '취약 차주(대출자) 프로그램'도 이달 초 가동 예정이다.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연간 금리 상승 폭 0.75%포인트 이내로 제한한 상품)을 신청하는 대출자에게는 연 0.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신한은행이 1년간 내주기로 했다. 또 '연소득 4천만원 이하, 전세보증금 3억원 이하'의 조건을 갖춘 전세자금대출자를 대상으로 금융채 2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전세자금대출 상품도 내놓는다.

NH농협은행은 이미 이달 1일부터 우대금리 확대 등을 통해 담보, 전세자금 등 주택관련대출 금리를 0.1∼0.2%포인트 낮췄고, 우리은행도 지난달 24일부터 은행채 5년물 기준 고정금리 대출에 적용하던 1.3%포인트의 우대금리(은행 자체 신용등급 7등급 이내)를 모든 등급(8∼10등급 추가)에 일괄적으로 준다.

하나은행도 금리 상승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금융 취약 차주를 대상으로 금리 인하, 분할 상환 유예 등 다양한 금융비용 절감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는 계속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일 '창업 40주년'을 맞아 특판 상품인 '신한 40주년 페스타 적금'과 '신한 S드림 정기예금'을 내놨다. 10만 계좌 한도로 출시된 페스타 적금은 주 단위로 납입하는 만기 10개월 자유 적금이다. 월 최대 30만원 납입, 최고 금리는 연 4.0%다.

NH농협도 오는 11일께 우대금리 0.4%포인트를 포함해 금리가 연 3%대인 정기예금 신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달 22일 우리은행은 최고 금리가 연 3.20%인 '2022 우리 특판 정기예금'을 2조원 한도로 내놨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추고 예금과 적금 금리를 높이는 것은 지나친 예대금리차에 대한 금융당국과 정치권 압박, 여론의 부정적 시선 등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기준 예금은행의 대출 잔액 기준 총수신(예금) 금리는 1.08%, 총대출 금리는 3.45%로 예대마진은 2.37%포인트다. 2014년 10월(2.39%포인트)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리 운영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지속해서 높여 나가야 한다"며 "금리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있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만 올려도 대출이자 부담이 6조7천억원 이상 늘어난다고 한다"며 "금융기관들이 예대마진에 대한 쏠림 현상이 없도록 자율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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