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나노엔텍 지분 580억에 매각…투자 '인앤아웃' 전략 본격화

입력 2022-07-19 17:45   수정 2022-07-19 17:59



SK스퀘어가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나노엔텍 보유 지분 전량을 580억원에 매각했다. 작년 11월 투자전문기업으로 출범한 이래 투자만 벌이다 처음으로 단행한 자산 매각 거래다.

시장 상황과 사업 전략 등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조절하는 ‘인앤아웃’ 전략을 본격화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잭팟' 냈던 나노엔텍 지분 전량매도
19일 나노엔텍은 SK스퀘어가 보유 중이던 나노엔텍 지분 28.4%를 1주당 7631원의 가격으로 J&W파트너스에게 양도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J&W파트너스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2014년 7월 출범해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를 통한 투자를 주로 해온 기업이다. 2018년엔 SK로부터 SK증권 지분 10%와 경영권을 함께 인수하기도 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J&W 파트너스는 국내외에 탄탄한 바이오 투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나노엔텍의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J&W파트너스가) 이번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나노엔텍은 체외진단 의료기기와 생명공학 연구기기를 제조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랩온어칩(lab-on-a-chip) 기술 기반 진단키트가 대표 상품이다. 랩온어칩은 반도체처럼 바이러스 항원 분석에 필요한 장치를 한데 모아 놓은 플라스틱 칩을 뜻한다. 대형 분석기기를 통하지 않고도 특정 질병 유무를 알아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나노엔텍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코로나19와 독감 항원을 동시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유럽에 출시해 호실적을 냈다. 작년 연결매출은 358억원, 당기순이익 73억원으로 전년대비 22%, 168% 높았다.
"시장·전략 따라 포트폴리오 조절...기업가치 올린다"
이번 매각으로 SK스퀘어의 포트폴리오는 자회사 포함 총 20개 기업에서 19개로 줄었다. SK스퀘어는 나노엔텍을 관계회사로 포트폴리오에 두고 있었다. 기업분할 이전인 2011년 SK텔레콤이 나노엔텍 지분을 인수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투자를 지속해왔다.

업계는 이번 거래를 SK스퀘어의 ‘포트폴리오 인앤아웃’ 전략의 본격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SK스퀘어는 시장 상황이나 사업 방향 등에 따라 유연하게 포트폴리오를 조절하는 투자전문기업이 목표다. 일부 자산에 대해선 투자 수익을 실현하고, 이를 통해 얻은 자금을 또다른 유망 신사업에 투자해 기업가치를 키워가는 구조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미국의 버크셔해서웨이,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의 투자지주회사 인베스터AB 등이 이같은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앞서 글로벌 고유가 흐름을 예측하고 알리바바 등 기존 투자 기업 지분을 줄였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셰브론, 옥시덴탈 등 에너지 기업에 투자 비중을 늘리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다음 목적지는 반도체·ICT...'줍줍 M&A' 나올까
SK스퀘어는 출범 이래 투자만 벌였다. 메타버스, 가상인간, 데이터 농업, 암호화폐 등 유망 신사업이 주요 투자처였다. 꾸준한 신규 투자를 위해선 재원이 필요하다. SK스퀘어는 자산 매각을 통한 투자 수익 실현을 비롯해 자회사 SK하이닉스 등을 통한 배당금, 국내외 투자자본 유치 등을 통해 신규 투자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SK스퀘어의 재원 조달 목표 금액은 향후 3년간 2조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SK하이닉스 연간 배당으로 2250억원, SK플래닛 배당으로 500억원 등 총 2770억원 배당금 수익을 냈다.

나노엔텍 매각 대금을 비롯한 자금은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투입할 전망이다. SK스퀘어는 반도체와 ICT 기업 신규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거시경제 불확성으로 기업들의 가치평가액이 낮아지고 있는 게 투자기업에겐 이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IB 관계자는 “유망 피투자 기업의 몸값이 낮아지면 낮아수록 투자기업이 수익을 내기가 유리해진다”며 “올 하반기에서 내년 초 안에 인수합병(M&A) 거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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