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짝퉁 차이나" 오명 벗나…英명품, 22년만 상표권 분쟁 승소

입력 2022-07-20 11:30   수정 2022-07-20 11:31



뉴발란스와 마이클 조던이 중국에서 상표권 분쟁에 승소한 데 이어 최근 영국의 명품 신발 업체인 마놀로블라닉이 중국에서 22년간 상표권 소송 끝에 승소했다. '짝퉁 차이나'라는 오명을 벗으려는 중국 기업에 상표권을 침해당한 기업들에게 희소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중국 대법원에 해당하는 최고인민법원은 한 중국인 사업가가 소유한 마놀로블라닉 상표권을 말소했다. 마놀로블라닉은 창업자이자 신발 디자이너인 마놀로 블라닉(Manolo Blahnik)의 이름을 딴 브랜드다.

1971년 창립된 마놀로블라닉은 2000년대 초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에서 주인공의 '꿈의 신발'로 자주 언급되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결혼 프로포즈용 선물이나 결혼식에서 신부가 신는 '웨딩 슈즈'로 널리 알려지며 연간 매출액은 4000만유로(약 535억원) 수준에 달한다.

FT는 이를 "드문 판결"이라고 평가하면서 "마놀로블라닉이 세계에서 가장 성장세가 빠른 명품 시장인 중국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마놀로블라닉의 대표이사(CEO)이자 창업자의 조카인 크리스티나 블라닉은 "최종 승소 소식을 들었을 때 눈물이 났다"며 "22년간 소송에 쏟아부은 비용을 다 합산하면 심장마비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매년 수백만 건의 상표권이 출원되는 중국에는 '상표 브로커'가 아직 중국에 진출하지 않은 해외 브랜드의 상표를 무단으로 먼저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 상표권을 선점한 브로커들은 추후 해당 기업이 중국 시장 진출을 하려고 할 때 이를 막거나 상표권을 넘겨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요구한다. 중국은 지난 2019년 상표법을 개정, 상표 브로커가 출원·등록받은 상표는 기각·무효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이에 점점 더 많은 외국 기업들이 상표권 분쟁에서 승소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스포츠웨어 브랜드 뉴발란스는 자신들의 로고를 모방한 중국 기업 2곳을 상대로 소송해 약 2500만 위안(250억원)의 배상금을 받았다. 2020년에는 전 NBA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이 자신의 이름을 도용한 중국 ‘차오단 스포츠’를 상대로 9년간 소송해 상표권을 되찾기도 했다.

영국의 중국 지적재산권 분쟁 전문가인 미치시타 리에코 변호사는 "다른 명품 브랜드뿐민 아니라 20년간 상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일본의 소매업체 무지(MUJI)와 같은 브랜드에도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루이비통 등 다수의 명품브랜드가 중국에서 상표권 분쟁을 진행 중이다.

한국 기업들에게도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지난해 특허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국가·연도별 상표도용 의심 현황'에 따르면 중국에서 국내기업 상표를 도용한 사례는 2017년 977건에서 2020년 3457건으로 3.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발생한 국내 기업 피해액 또한 연간 적게는 약 30억원, 많게는 약 120억원에 육박했다.

중국에서의 한국 기업 상표 도용은 파리바게뜨·네파·모노크롬·네이처리퍼블릭·풀무원·호식이두마리치킨 등 프랜차이즈나 의류·식품·화장품 업종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한류 드라마·영화 붐을 타고 중국에서 한국의 소비재 품목이 친숙해지면서 한국 기업의 상표 도용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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