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돼지 심장 다시 뛰게 한 美 연구팀…"삶과 죽음 경계 모호"

입력 2022-08-04 17:42   수정 2022-08-04 17:43


미국 연구팀이 죽은 지 한 시간 지난 돼지의 장기들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이를 두고 장기이식을 위한 획기적 연구라는 호평과 함께 삶과 죽음의 경계에 관한 기존 정의를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예일대 연구진이 죽은 돼지의 중요 장기들을 되살렸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을 이끈 네나드 세스탄 교수는 2019년 죽은 돼지에서 분리한 뇌의 일부 기능을 되살려 주목받은 신경과학자다.

당시 브레인엑스(BrainEX)라는 혈액 모방 특수용액을 공급해 일부 뇌세포 기능을 회복시켰던 연구팀은 이번에는 오르간엑스(OrganEX)라는 특수용액을 개발해 돼지의 뇌뿐 아니라 전신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이 용액은 영양분, 항염증제, 세포사예방제, 신경차단제, 인공 헤모글로빈과 돼지의 피를 섞어 만들었다.

연구진은 돼지의 심장이 멈춘 지 한 시간 후 인공 심폐장치와 비슷한 장비를 활용해 죽은 돼지의 혈관에 오르간엑스를 투여했고, 이후 죽은 세포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NYT는 전했다.

연구팀은 "심장이 다시 뛴 것은 물론 간, 신장, 뇌 등 중요 기관의 세포가 다시 기능하기 시작했으며, 돼지의 몸이 사체처럼 뻣뻣해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돼지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연구진은 간주했다. 오르간엑스에 포함된 신경차단제가 뇌 신경 활성화를 막았기 때문이다.

예일대는 이 기술의 특허를 출원했다. 되살린 장기가 제대로 기능하는지, 성공적으로 해당 장기를 이식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 뒤 이 기술이 손상된 심장이나 뇌를 복구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지 실험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미 언론들은 생명과 죽음의 경계로 여겨졌던 기존의 정의에 새로운 의문을 제기한다고 평가했다.

뉴욕대 그로스먼의대의 브렌던 페어런트 이식윤리정책연구국장은 "이번 결과는 죽음에 대한 의학적, 생물학적 정의에 수정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널리 받아들여지는 죽음의 의학적, 법적 정의에 따르면 이 돼지는 죽은 것"이라면서 "중요한 문제는 어떠한 기능이 그러한 정의를 바꿀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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